[두산에너빌리티 공장 가보니] 2.9조 원전계약에 부품 수십개 대기...원전 생태계 부활

2023. 5. 1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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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으로 수주끊긴 1년전과 달라
창원공장에 풍력 부품 개발도 진행
공장 전체 규모 여의도 1.5배 달해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원자력 공장에서 직원이 교체형 원자로헤드를 살펴보고 있다(위쪽).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풍력2공장에 있는 5.5㎿ 풍력발전기 나셀.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지난 15일 방문한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의 원자력 공장. 공장 밖에는 원전에 설치될 소형차 크기의 주단 소재가 대기하고 있었다.

올해 3월 한국수력원자력과 약 2조9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 계약이 이뤄지면서 공장이 바쁘게 가동된 데 따른 결과다.

공장 안에서는 신한울 원전에 들어가는 증기발생기가 제작되고 있었다. 원자력 공장 인근에는 단조 공장에서 1만7000t 프레스를 통해 증기발생기 기초 소재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가 끊겼던 불과 1년 전에서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이었다.

5개의 건물(1~5동)로 이뤄진 원자력 공장은 오랫동안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까지 국내외 대형원전에 설치된 원자로 34기, 증기로 124기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생산됐다.

탈원전 정책으로 위기를 맞았던 원자력 공장은 현 정부가 원전 정책을 다시 추진하면서 부활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향후 수주가 예상되는 소형모듈원전(SMR)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공장 1, 2동을 소형 원전 생산에 적합한 구조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동현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원자력공장장은 “현재 (원자력 공장에) 160여명의 인력이 있는데 50여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도 인력을 더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공장에는 원자력 공장을 포함해 풍력 및 터빈 공장 등도 자리 잡고 있다. 공장 전체 면적은 여의도의 1.5배에 달하는 430만㎡에 달한다. 축구장 660개가 들어설 수 있는 크기이다. 두산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 모두 창원 공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풍력 공장에는 100㎿(메가와트) 규모의 한림해상풍력단지에 설치될 나셀, 허브가 대기하고 있었다. 나셀은 회전력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 허브는 블레이드(날개)를 연결해 주는 부품이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개한 나셀, 허브는 무게만 각각 240t. 60t에 달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05년 풍력발전기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후 연구개발에 2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사업 강화에 힘썼다. 그 결과 기존 3㎿, 3.3㎿, 5.5㎿에 이어 지난해 8㎿급 해상풍력발전기 실증을 완료했다. 이는 발전기 1대당 4300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송치욱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 풍력생산 담당 상무는 “독일 지멘스 등 해외 경쟁사들과의 제품과 비교했을 때 두산 제품은 우리나라 풍속에 잘 대응한다”며 “제품 수리가 필요할 때도 (해외와 달리) 두산은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터빈 공장에는 2019년 세계에서 5번째로 개발된 발전용 가스터빈(270㎿급)의 업그레이드 버전(380㎿급)이 개발되고 있었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15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마하 1 이상의 속도로 회전하는 기기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추후 수소터빈 개발에도 나선다. 현재 380㎿급 수소 전소 터빈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핵심 기기인 수소 전소 터빈용 연소기를 2026년까지 만들 계획이다.

이상언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 GT 센터(Center) 담당 상무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180여개의 가스터빈을 해외로부터 사들였다. 구매 비용은 물론 유지 비용에만 수조원에만 달한다”며 “국산 가스터빈이 개발됨으로써 에너지 안보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과 풍력, 터빈 등 3축을 앞세워 수주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수주액은 4조3049억원으로 올해 목표액(8조6000억원)의 절반을 이미 수주했다.

연이은 수주에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410억원, 영업이익 364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35%, 90% 증가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수익성 좋은 프로젝트(PJT) 비중 확대로 중장기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창원=한영대 기자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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