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원개발률, 韓 4배...“종합상사 중심 개발전략 배워야”

2023. 5. 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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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한일간 자원 개발 분석
코발트 대중의존도 일본의 5배
“정부, 자금·기술개발 민간 지원
민관협력 자원 공급망 구축해야“

한국의 주요 광물 자원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자국 기업을 통해 자원 개발에 나선 일본의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16일 자원개발 관련 한일 비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원 빈국으로 알려져 있다. 석유, 천연가스, 광물 등 자원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이에 20세기 초부터 해외자원개발에 나선 바 있으며, 2005년을 전후하여 범정부 차원에서 자원 확보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일본의 2021년 석유·천연가스 자원개발률(기업들이 국내외에서 개발·생산하여 확보한 물량이 전체 자원 수입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1%에 달했다.

같은 해 우리나라 석유·천연가스 자원개발률은 10.7%에 불과했다. 일본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30년 50%, 2040년 60%까지 장기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2020년 기준 6대 전략 광종(유연탄, 우라늄, 철, 동, 아연, 니켈)의 자원개발률도 76%로 우리나라의 28%보다 현저히 높았다.

일본의 해외자원개발 중심에는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과 종합상사가 있다. JOGMEC은 2004년 2월에 출범한 자원개발 전문 독립행정법인이다. 최대 75% 출자·채무보증 등 자금 지원과 지질탐사 등 기술 지원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미쓰이 물산, 이토추 상사 등 일본의 대표적인 종합상사들이 각자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신규시장 개척 기능 등을 활용하여 제3국에서 자원·에너지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JOGMEC이 종합상사와 합작하여 해외 자원확보에 나선 대표적인 사례로 미쓰이 물산과 소지츠 상사가 있다. JOGMEC은 2019년 미쓰이 물산이 참여한 모잠비크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위해 1250억엔을 출자했으며, 2020년에는 추가로 14억4000만달러를 완공 보증했다. 러시아 북극-2 LNG 개발사업에는 2900억엔을 출자하고 450억엔의 채무보증도 지원했다. 2011년 소지츠 상사와 공동으로 호주 희토류 기업 라이너스에 2억5000만달러 투자계약을 맺었고, 2022년에는 900만달러를 투자, 올해 3월에는 약 2억호주달러(1억3470만달러)를 추가 투자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주목받고 있는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구축과 관련해서도 JOGMEC과 종합상사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토추 상사는 러시아 이르쿠츠크 석유공사의 플랜트에서 수소를 분리한 후, 암모니아 형태로 일본으로 수송하여 연료로 사용하는 프로젝트의 실증시험을 2020년 12월에 실시했다. 미쓰비시 상사는 인도네시아에서, 미쓰이 물산은 서호주에서 각각 암모니아 생산과 공급망 구축 관련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모두 JOGMEC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다.

반면 한국은 일본과 상황이 크게 다르다. JOGMEC과 비슷한 성격의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해외자원개발 기능이 사실상 사라졌다. 민간이 해외자원개발 사업 추진시 정부로부터 사업비 일부를 대출받을 수 있는 특별융자 비율은 2012년 최대 90%에서 2022년 30%로 대폭 감소했다. 자원개발이 위축된 가운데 포스코, 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이 개별적으로 움직여 아르헨티나와 호주 등에서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가속화로 인해 동맹국 중심으로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은 우리 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2022년 현재 코발트(72.8%), 희토류(85.7%), 리튬(87.9%), 흑연(94.0%) 등 배터리 핵심 광물 상당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조적으로 일본은 코발트 수입의 대중의존도를 2018년 23%에서 2022년 14.9%까지 낮췄다. 희토류는 2022년 기준 59.1% 수준이나, 한국(85.7%)에 비하면 큰 폭으로 낮다.

한국도 최근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발표하며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산개발 시설·수입 자금 등에 대해 여신·보험을 지원할 계획이고, 2013년 일몰한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를 재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이차전지 산업은 원재료 확보가 중요한데, 자원개발은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실패 위험이 크고, 때로는 자원보유국이 자원 안보를 이유로 반출을 제한하기도 해서 민간기업만의 힘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일본처럼 자금과 기술개발 지원 등 정부의 꾸준한 지원 속에 민간과 협력하여 안정적인 자원 공급망 구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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