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세계 최고 용량 전기차용 MLCC 개발

고출력 전압 견뎌 배터리 안정성↑
전동화시스템 등 전장 본격 공략

[서울경제]

삼성전기가 세계 최고 용량의 전기차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개발하며 차량용 부품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기는 16일 250V급 33㎋(나노패럿)과 125도용 100V급 10㎌(마이크로패럿) 용량 특성을 가진 차량용 MLCC 제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전기차 핵심 장치인 전동화 시스템과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에 사용된다.

MLCC는 정보기술(IT) 기기 안에서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댐’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오늘날 MLCC는 차량의 전장화로 자동차에서의 쓰임새도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MLCC는 배터리에서 자동차 각 영역으로 전달되는 고출력 전압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장 부품 수가 늘어나면서 차량 내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동작하기 위해 MLCC의 전기 용량 저장 능력도 뛰어나야 한다.

이번에 개발한 250V급 33㎋ 제품은 동일 전압 수준에서 업계 최고 용량이다. 기존 250V급 제품에서는 22㎋이 가장 높은 용량이었다. 또한 높은 전압에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가지면서 배터리 모듈 내부의 고주파 간섭을 제거해 배터리 안정성을 높여준다. 100V급 10㎌ 제품은 전기차 LED 헤드램프에 들어가는 제품으로 기존 대비 전기 용량을 2배 높였다.

일반적으로 MLCC는 전압과 용량 특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삼성전기는 핵심 원자재인 유전체 세라믹파우더를 나노 단위 수준으로 미세화해 고용량을 구현했다. 독자적인 표면 코팅 공법을 적용해 파우더 간 달라붙는 현상을 최소화해 높은 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MLCC는 자동차 전자 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200을 만족한다. 차량 내 첨단주행보조시스템(ADAS)·보디·섀시·인포테인먼트 같은 다양한 응용처에도 사용할 수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설비 내재화와 생산능력 강화로 전장용 MLCC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