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단체들 "이승기법 中 '청소년 용역 제공시간 제한' 우려"

기사내용 요약
한매연·연제협·음산협·음레협·음콘협 5개 단체 성명
"논의 없이 이뤄진 대중문화예술산업법 개정안 일부 내용 유감"
국회·정부·산업계 참여하는 '협의체 신설' 요구

[서울=뉴시스] 한매연, 연제협, 음산협, 음레협, 음콘협 로고. 2023.05.16. (사진 = 각 단체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대중음악 관련 다섯 개 단체가 최근 '이승기법'이라고 불리는 대중문화예술산업법 개정안의 일부 내용에 반발하고 나섰다. 개정안 중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용역 제공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국연예제작자협회·한국음반산업협회·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나다순)는 16일 공동 성명을 내고 "대중문화예술산업법 개정안 중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권리 보호 강화 관련 내용이 업계와의 충분한 논의 없이 이뤄진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제2의 이승기 사태 방지법'으로 불리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개정안엔 연예기획사가 회계 내역 및 지급해야 할 보수에 관한 사항을 소속 예술인의 요구가 있을 때뿐만 아니라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불공정행위 조사를 위해 관계자 출석요구, 진술 청취, 자료 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설했다. 표준계약서 제·개정 시 대중문화예술용역 계약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게 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또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조항도 대폭 확충됐다. 학습권 침해행위, 과도한 외모 관리 강요, 폭언·폭행 등 구체적 금지행위 항목이 신설된 것이다.

이들 협단체들은 소속사가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회계 내역 및 보수에 대한 내역을 공개하는 조항 신설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다만, 통칭 '이승기법'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개정안의 내용이 불공정한 이슈를 올바르게 잡고 있다는 인식을 주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자의적으로 연령을 세분화해 법률로써 용역제공 시간을 제한하는 이번 개정안은 현실을 외면한 '대중문화산업 발전 저해법안'"이라는 것이다.

협단체들은 "아이돌의 경우 한 그룹 내에도 다양한 연령의 구성원이 있는데 법률로 연령별 활동 가능 시간에 차이를 둔다면, 구성원별 활동 가능 시간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함은 물론 사실상 정상 활동이 불가능해진다"면서 "또한 앨범 발매, 콘서트 개최 등 집중적인 홍보와 활동이 필요한 시기에도 걸림돌이 돼 대한민국 대중문화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규제는 법에서 추구하고 있는 형평성·자율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역량을 키우고 싶어 늦은 밤까지 책과 씨름하는 학생들과 다르게, 세계적인 대중문화예술인으로 성장하고 싶은 청소년은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이번 개정안이 상임위에서 의결된 건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학습권·휴식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산업계도 이러한 입법 취지에 적극 동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업계는 그동안 스스로 자정 노력을 통해 청소년 예술인을 위한 지침 등을 마련하고, 야간활동에 대해 사전 동의를 구하는 등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권리를 강화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을 통해 추가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 불필요한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협단체들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돼 있는 법안에 대한 심사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을 보호하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도록 국회, 정부, 산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 신설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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