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배 꼬지 않고 치장하지 않고…녹슬지 않는 소박함 [e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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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앵앵거리는 곤충인가 싶다.
간결한 형태, 강한 색채가 만든 두툼한 몸체에서 뻗어나온 집게 혹은 다리가 도합 여섯 개처럼 보이니까.
마치 어린아이의 붓으로 완성한 듯한 그림은 작가 가브리엘 그래슬(67)의 녹슬지 않은 '소박함'에서 나왔다.
바로 여기에 여전히 길들이지 않은, 어린시절부터 쌓아낸 '소박한 경험'이 작용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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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할 것 없는 일상, 직관적인 조형언어로
빠르고 즉흥적 드로잉서 출발한 형상 독특
어린아이 붓인양 속도 붙인 자연스런 표현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얼핏 보면 앵앵거리는 곤충인가 싶다. 간결한 형태, 강한 색채가 만든 두툼한 몸체에서 뻗어나온 집게 혹은 다리가 도합 여섯 개처럼 보이니까. 하지만 100호 규모 캔버스에 큼지막하게 박아둔 독특한 형상의 실체를 꿰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빨간 말에 올라탄 검은 사람이란 게 이내 보이니까. 화면 안에도 써넣은 작품명 ‘예예’(Yee Yee·2022)는 틀림없이 그 검은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일 터.
마치 어린아이의 붓으로 완성한 듯한 그림은 작가 가브리엘 그래슬(67)의 녹슬지 않은 ‘소박함’에서 나왔다. 스위스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활동해온 작가는 대단할 것 없는 일상을 특유의 직관적인 조형언어로 표현한다. 거창한 화가의 눈으로 치장하거나 배배 꼬지 않고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 내가 보는 것”을 그린다는데. 바로 여기에 여전히 길들이지 않은, 어린시절부터 쌓아낸 ‘소박한 경험’이 작용하는 거다.
속도감 있는 자연스러운 표현은 그때그때의 빠르고 즉흥적인 드로잉에서 출발한단다. “작업할 때 어떤 의도나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는 작가는 작업이 끝난 작품은 벽에 걸어두고 더이상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독특한 성향도 소개했다. 어떤 결과를 찾으려는 작업이 아닐뿐더러 “일단 작업을 시작하면 작품은 내 손을 떠나 스스로 생을 가진다”고 믿어서란다.
20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갤러리조은서 국내 작가 백윤조와 여는 2인전 ‘블라블라’(Blah Blah)에서 볼 수 있다. 다르지만 신기하게 닮은 두 작가의 신작 30여점을 걸었다.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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