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누군가의 '무임승차'를 돕는 일, 아니 그리는 일 [e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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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마음이 급하다.
작가 백윤조(43)는 별것 아닌 일상을 사는 인물들의 인생을 맛깔나게 꾸며내는 재주가 있다.
쓴 듯 만 듯한 색감도, 보일 듯 말 듯한 표정도 독특하지만, 가장 도드라진 특징이라면 '율동감'일 거다.
20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갤러리조은서 스위스작가 가브리엘 그래슬과 여는 2인전 '블라블라'(Blah Blah)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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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낙서한 듯한 특유의 '두들기법'으로
쓴듯 만듯한 색감, 보일듯 말듯한 표정까지
멈추지 않는 율동감, 긍정의 에너지 심어내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이 남자, 마음이 급하다. 성큼성큼 뛰고 있다. 저토록 급한 사정이란 게 도대체 뭐길래, 큰키만큼 어마어마한 두 발로 지축을 울리고 있는가.
작가 백윤조(43)는 별것 아닌 일상을 사는 인물들의 인생을 맛깔나게 꾸며내는 재주가 있다. 쓴 듯 만 듯한 색감도, 보일 듯 말 듯한 표정도 독특하지만, 가장 도드라진 특징이라면 ‘율동감’일 거다. 점잖게 포즈를 잡고 선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단 얘기다. 뛰고 있지 않으면 걷고, 많이 양보를 해도 ‘자전거로 달린다’.
‘그냥’인 경우도 없다. 이들이 뛰고 걷는 데는 이유가 있단 얘긴데, 대개 인물의 손에 그 이유가 들려 있다. 공, 글러브, 병, 강아지 등등. 그중 ‘무임승차’(Free Riders·2023)에는 작고 어리고 까만 동물이 등장한다. 키 크고 발이 큰 저 남자는 지금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생명체를 돈 한 푼 받지 않고 이동시키는 임무를 수행 중인 거다.
‘두들 기법’이라 부르는 독특한 작업이 마치 아이의 것인 듯한 그림을 뽑아냈다. 그렇게 낙서처럼 시작한 종이 드로잉을 한 화면에 밀집시키다가 ‘걷는 형상’을 빼냈단다. 덕분에 작가도 작품 속 인물들처럼 ‘멈추지 않는’ 중이다. 긍정의 에너지를 쉼 없이 뿜어낸다고 할까.
20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갤러리조은서 스위스작가 가브리엘 그래슬과 여는 2인전 ‘블라블라’(Blah Blah)에서 볼 수 있다. 다르지만 신기하게 닮은 두 작가의 신작 30여점을 걸었다.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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