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 개혁정당이 군부에 압승…군주제 개혁까지는 험난
[앵커]
지난 14일 치러진 태국 총선에선 큰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태국 국민들의 선택은 군부 여당이나 탁신 전 총리의 거대 정당이 아니었습니다.
'군주제 개혁'을 내세운 작은 개혁정당에 몰표를 던졌습니다.
방콕 김원장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선명한 개혁성향의 피타 대표가 이끄는 전진당(MFP)이 예상을 깨고 제1당이 됐습니다.
하원 전체 500석 중 152석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방콕 33개 지역구중 32곳에서 압승을 거뒀습니다.
군부 여당과 탁신계 프아타이당이 모두 서민 지원 확대와 농업 보조금 지급 등 선심성 공약에 치중할 때, 전진당은 군주제 개혁, 징병제 폐지 등 사회 개혁을 약속했습니다.
[피타 림짜른랏/태국 전진당(MFP) 총리 후보 : "태국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어제 말했고, 저는 여러분이 저를 지지했든 지지하지 않았든 모두를 위한 총리가 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반면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이 이끄는 프아타이당은 141석 확보에 그쳤습니다.
둘로 쪼개진 군부 여당은 단 77석을 얻는 데 그쳤습니다.
전진당(MFP)과 프아타이당은 연정을 통해 집권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376석 이상이 필요한데, 현재 군소정당과 함께 309석을 확보했으며 군부가 지명한 상원의원들 일부의 지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진당 피타 대표가 연정에 성공해 집권한다고 해도 왕실모독죄 폐지 등 군주제를 향한 개혁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3년 전 방콕에선 매일 민주화 시위가 이어졌지만, 대학생 시위 지도부가 '군주제 개혁'을 꺼내자 중장년층 상당수가 등을 돌렸습니다.
군주제 개혁은 또다시 군의 정치개입을 부를 수도 있습니다.
[티티난 퐁수티락/쭐라룽컨대 정치학과 교수 : "(군부가 이번 총선의) 그 강력한 국민의 선택을 뒤집으려 한다면 결국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워낙 국민들의 선택이 분명해, 수십 년간 경제의 발목을 잡아 온 태국의 해묵은 정치 구도에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영상편집:김철/자료조사:이지은/그래픽:강민수
김원장 기자 (kim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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