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에 한국GM·르노코리아 '정반대' 행보…왜?

강주희 기자 2023. 5. 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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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견 완성차업체인 한국GM과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전기차 사업을 놓고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국내 생산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는 한국GM과 달리 르노코리아는 2026년 전기차를 국내 시장에 출시해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전기차 국내 출시를 통해 흑자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한국 공장 생산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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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실판 아민 GM부사장, 韓 전기차 투자 요청에
"향후 전기차 생산은 시기상조" 유보적 입장
르노코리아, 2026년 전기차 국내 시장 출시
전기차 대중화 되면 한국 생선 거점 마련할 수도

[서울=뉴시스] 지난 5일 인천 부평구 한국GM 본사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열린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실판 아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오른쪽)이 쉐보레 트렉스 크로스오버의 품질 확보와 생산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왼쪽은 로베르토 럼펠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제공) 2023.05.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국내 중견 완성차업체인 한국GM과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전기차 사업을 놓고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국내 생산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는 한국GM과 달리 르노코리아는 2026년 전기차를 국내 시장에 출시해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을 방문한 실판 아민 제너럴모터스(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국내 전기차 공장 투자를 제안한 한국 정부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이 자리에서 아민 사장은 "한국GM의 경영 정상화 과정을 지원해준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며 "하지만 미래차 배정 결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지난해 8월 부평2공장 폐쇄 후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 양산에 집중하고 있다. 두 차량은 현재 창원·부평공장에서 각각 생산 중이며 한국GM은 이를 바탕으로 연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기차 국내 생산에 대해 한국GM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전기차 국내 출시를 통해 흑자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한국 공장 생산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달리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전기차 생산 체제로의 전환에 팔을 걷어붙였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신차가 없었지만 2026년 전기차를 한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엔 신형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생산을 위해 부산공장 가동을 일시 멈추고 생산 라인을 정비하기도 했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하이브리드 신차는 중국 최대 민영 완성차업체인 지리자동차그룹과 함께 개발 중이다. '오로라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신차는 르노코리아가 차량 디자인을 맡고, 지리그룹의 스웨덴 R&D 센터에서 개발한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서울=뉴시스]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사가 27일 부산시 강서구 부산공장에서 노사화합 협약식을 열고 노사 상생 공동 노력 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2023.0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기차, 수익성 낮아…보급화 되면 국내 생산 가능성도

정부는 최근 주요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국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시설을 국가전략시설로 지정하고, 투자세액공제를 늘렸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2조원을 신규 투자해 울산공장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고, 기아 화성 오토랜드에 1조원을 투입해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국내 전기차 생산을 바라보는 GM의 시각은 아직 회의적이다. 전기차 공장을 국내에 신설해 세액공제를 받더라도 투자 대비 낮은 수익성, 인력 감축에 따른 노조와의 갈등,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 등을 고려하면 당장 한국에서 전기차를 만들 이유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이 선점한 국내 전기차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은 무리수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걸림돌이다. IRA 내용상 북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만큼 한국에서 생산한 GM의 전기차는 보조금 없이 현지에서 판매해야 한다. 아직 전기차 사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한 GM 본사 입장에선 굳이 생산 거점을 한국으로 돌릴 필요가 없고, 내수 점유율이 낮은 한국GM으로선 전기차 생산이 부담스럽다.

다만 업계에선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되면 GM이 한국에서 전기차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본다.

당장은 IRA법으로 보긴 어렵지만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폐지되는 현 추세로 볼 때 앞으로 자연스럽게 수출길도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한국GM의 판매 대부분은 북미 수출 물량이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2년 간 국내 공장을 최대한 가동하며 생산 목표량을 달성한다면 한국에 전기차를 배정할 수 있는 시기도 올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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