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치 성기 노출 사고, PD·작가도 경찰서 行…마약 검사 해"

이은 기자 2023. 5. 1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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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영 PD가 '카우치 성기 노출 방송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권 PD는 "'딜레이'(지연) 방송이라는 게 생겼다. 실제 나가는 방송보다 시청자들이 보는 시점이 조금 늦다. 생방송은 일반적으로 5초~10초, 많게는 5분 가량 딜레이 방송을 원칙으로 하게 됐다. 동시 방송은 거의 안 한다. 주조정실에는 늘 사고를 대비해 여분의 화면을 준비하게 됐다. 다행히 이후 비슷한 사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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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권PD의 아름다운 구설' 영상


권재영 PD가 '카우치 성기 노출 방송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권PD의 아름다운 구설'에서는 '방송 사고'를 주제로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다.

권재영 PD는 그룹 유리상자 이세준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명 '카우치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카우치 사건'은 2005년 7월 30일 MBC '생방송 음악캠프' 생방송 도중 밴드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의 멤버가 공연 중 돌연 하의와 속옷을 함께 벗어 이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돼 전국민적 공분을 산 사건이다.

권 PD는 "그 사건이 큰 영향을 줬던 가장 큰 이유는 주 시청층이 10대 청소년이어서다. 거기서 하의 탈의를 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그 방송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었다. 프로그램 폐지가 됐으니까. 그러면 몇 십 명이 직업을 잃는다. 그 중 한 사람이 내 아내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의 작가가 아내였다"고 말했다.

권 PD는 "사고 직후 제작진이 이들을 무대에서 끌어내리고 경찰에 신고했고,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 뿐 아니라 담당 PD와 작가까지 참고인으로 경찰서에 연행됐다. 혹시나 제작진과 사전 모의가 있었을까 싶었던 거다. 그 일로 아내는 새벽 2시 넘어까지 경찰서에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사건 당사자들은 마약 조사까지 받았는데 결국 음성이 나왔다. 맨 정신에서 저지른 일이란 게 더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권 PD는 "당시 무대는 음악을 좋아하는 박현호 PD가 인디밴드를 대중적으로 알려주기 위해 첫 무대로 밴드 '럭스'를 캐스팅했고, '럭스'가 주변 아는 인디 밴드를 데려왔다. 그게 카우치, 스파이키 브랫츠"라고 설명했다.

권 PD는 "그 사건으로 인해서 우리 인디 씬이 완전 초토화 됐다"며 "홍대 인디밴드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극도로 나빠져 씬 전체를 10년 이상 후퇴시켰다"고 평가했다. 실제 인디 뮤지션들은 해당 사건 이후 약 4년간 지상파 방송에 전혀 출연하지 못했다.

이어 "인디 씬은 우리나라 대중 가요의 뿌리다. 박현호 PD님이 좋은 의도로 하셨는데, 이 사건으로 인디 씬이 크게 위축됐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힙합이 주류로 올라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인디음악 씬 내부의 파장으로 끝나지 않았다. '생방송 음악캠프'는 해당 방송일 이후 바로 종영됐고, 방송 3사의 생방송 시스템 전체가 바뀌었다.

권 PD는 "'딜레이'(지연) 방송이라는 게 생겼다. 실제 나가는 방송보다 시청자들이 보는 시점이 조금 늦다. 생방송은 일반적으로 5초~10초, 많게는 5분 가량 딜레이 방송을 원칙으로 하게 됐다. 동시 방송은 거의 안 한다. 주조정실에는 늘 사고를 대비해 여분의 화면을 준비하게 됐다. 다행히 이후 비슷한 사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권 PD는 사건의 당사자들은 당시 사회적 파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미한 처벌을 받고 마무리 된 사실도 전했다.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 멤버는 3개월 가량 구금 후 재판을 받고 각각 징역 10개월과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한편 '권PD의 아름다운 구설'은 '불후의 명곡', '뮤직뱅크'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을 제작한 권재영 전 KBS PD가 유리상자 이세준과 함께 하는 채널이다. 영상은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유튜브에 공개된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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