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팩트체크]'세부조항만 남았다는 맨유행' 김민재 측 "구체적인 접촉 無, 발빠르게 움직일 이유 없어"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구체적인 접촉은 없다. 빠르게 움직일 이유도 없다."
쏟아지는 맨유행 보도에 대한 '괴물' 김민재(나폴리) 측의 설명이었다. 최근 김민재의 행선지는 맨유로 결정되는 분위기였다. '맨유가 김민재 영입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이어지더니 16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일마티노는 아예 '세부 조율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했다. 일마티노는 '맨유가 김민재 영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며 '구단 수뇌부와 에이전트 역시 맨유행을 수락하도록 김민재를 설득했다'고 했다. 복수의 영국 매체는 '김민재의 연봉은 800만유로 정도가 될 것'이라고까지 전했다.
김민재의 거취는 핫 이슈였다. 나폴리는 33년만에 감격스러운 리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나폴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레전드' 고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시즌, 1989~1990시즌 이후 3번째다. 중심에 김민재가 있었다. 김민재는 시즌 내내 팀의 핵심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나폴리는 '레전드' 쿨리발리가 첼시로 떠나자,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뛰던 김민재를 영입했다. 오랜 기간 스카우트를 통해 김민재의 성공을 확신한 나폴리는 바이아웃인 2000만유로를 질렀다. 처음으로 빅리그 입성한 괴물에게 적응기는 없었다.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하며 빠르게 팀의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9월 김민재는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2019~2020시즌부터 시상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아시아 국적 선수가 선정된 것은 김민재가 최초였다.
김민재가 중심을 잡으면서 나폴리는 이번 시즌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공격적인 루치아노 스팔레티식 전술 속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로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파비오 칸나바로, 알렉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등 레전드들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논쟁이 나올 정도로,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나폴리 역대 베스트11에 거론될 정도다. 김민재는 로날드 아르나호(바르셀로나),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 후벵 디아스, 존 스톤스(이상 맨시티) 등과 함께 올 시즌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민재는 16일 발표된 세리에A 올해의 팀 후보에도 '당연히' 이름을 올렸다. 총 45명이 선정된 가운데, 수비수 13명 중 당당히 김민재가 포함됐다. 현지에서는 유력 수상자로 보고 있다.
놀라운 활약으로 시즌 내내 빅클럽의 주목을 받은 김민재는 나폴리를 정상까지 올리자, 더욱 가치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이미 김민재의 시장가치는 5000만유로(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로 6000만유로를 자랑하는 '아시아 넘버1' 손흥민(토트넘)에 이은 2위다. 맨시티, 첼시, 파리생제르맹,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 토트넘 등 내로라하는 빅클럽들이 김민재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맨유 쪽으로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이탈리아, 영국 언론을 중심으로 '맨유가 나폴리의 축제를 망치려 하고 있다. 맨유가 김민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아웃을 지불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앞다퉈 내놨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맨유가 김민재와 대화를 시도했다'며 '맨유가 김민재에게 나폴리에서 수령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스타 공격수급 연봉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탈리아 투토 메르카토는 '맨유가 월드컵 때부터 김민재와 접촉했다'며 '바이아웃이 활성화되는 7월 보다 앞선 6월 경에 바이아웃 이상의 금액으로 영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이적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최근 맨유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김민재는 확실히 맨유가 지켜보고 있는 선수다. 이미 여러차례 스카우트를 파견했다"고 했다.
일단 계속된 루머에 김민재 측은 선을 그었다. 김민재 측 핵심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구체적인 접촉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선수는 올 시즌 리그 우승에만 집중했다. 이전 계속된 루머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우리 역시 시즌이 종료전까지 움직이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미 우승을 확정지었지만, 시즌 종료 후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 영국 토크스포츠도 '맨유가 김민재를 원하지만, 아직 계약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민재 측은 "맨유가 관심이 있다는 것은 파악하고 있다"며 "맨유가 현재 구단 인수 건으로 복잡한 상황인만큼, 발빠르게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아직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도 확정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민재 측은 빠르게 움직일 생각이 없다. 모든 상황이 김민재에게 유리하다. 특히 무엇보다 김민재에게는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 김민재는 지난 여름 나폴리에 입단하며 바이아웃을 삽입했다. 아레아나폴리는 '김민재의 계약에는 이번 여름 나폴리를 떠날 수 있는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 아우렐리오 데 로렌티스 회장에겐 매우 실질적인 위험요소'라고 했다. 이어 '김민재는 오는 7월1일부터 15일까지 2주 동안 옵션을 행사하여 자유롭게 클럽을 떠날 수 있다(해외에 한함). 김민재는 2025년까지 계약이 되어있다'며 '바이아웃 금액은 4500만유로(약 650억원)에서 6000만유로(약 870억원)까지 다양하다'고 했다.
이적료의 가이드 라인이 설정된만큼, 먼저 움직일 이유가 없다. 여기에 김민재의 올 시즌 활약을 감안한다면, 바이아웃은 비교적 저렴한 금액이다. 월클 센터백은 갈수록 귀해지고 있다. 김민재는 이미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까지 검증을 마쳤다. 별들의 전쟁인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김민재를 돌파한 공격수는 한 명도 없다. 나폴리 역시 강력히 잔류를 원하고 있는데다, 타 클럽들이 상황만 맞으면 적극적으로 바뀔 수 있는 상황은, 김민재에게 최상의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김민재 측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결정되지 않았고, 올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일정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빅클럽들은 이런 상황에서 눈치를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역시 성향상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맨유 외에도 첼시, 맨시티행 보도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결국 6월이 지나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김민재는 6월 군사훈련을 할 계획이다. 군사훈련이 끝나고 난 후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될 전망이다. 김민재 측 역시 이때를 포인트로 보고 있다. 분위기는 벌써부터 뜨겁다. 지난 여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규모가 더 커졌다. 김민재 사가 '시즌2'는 본격적인 출발을 앞두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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