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내실 다진 SK가스·E1, 신성장동력 '수소·친환경' 확대

김민성 2023. 5. 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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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E1, LPG 사업 호조로 전년비 영업익 급증
수소·친환경에너지 등 새 성장동력 찾기 나서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양대 업체인 SK가스와 E1이 내실성장을 이뤄냈다. 전 세계적으로 LPG 수요가 늘면서 해외 LPG 트레이딩 사업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다만 최근 LPG 가격이 하락세에 들어서면서 2분기부터는 실적이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SK가스와 E1은 수소, 친환경에너지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폭 성장한 LPG사업

SK가스는 올해 1분기 매출 2조1498억원, 영업이익 2078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6.5%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1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늘었다.

SK가스 실적 /그래픽=비즈워치

같은 기간 E1 역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E1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96억원, 영업이익 7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분기 대비 매출은 8.2%, 영업이익은 858.9% 늘어난 수준이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두 배 이상 늘었다. E1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259억원으로, 전년 동기(603억원) 대비 108.7% 증가했다. 

E1 실적 /그래픽=비즈워치

두 업체는 실적 호조의 이유를 해외 LPG 트레이딩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점을 꼽았다. LPG 트레이딩 사업은 국제시장에서 마진율 3% 정도의 물량을 확보한 후 구매가격보다 가격이 오를 때 해외에 매도하거나, 국내로 들여와 마진을 취하고 직접 판매하는 구조다. 

LPG 업체들은 보통 비교적 수요가 저조한 여름철에 LPG 물량을 확보한 후 성수기인 동절기에 판매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 때문에 동절기인 1분기엔 다른 분기 대비 호실적을 거두는 경향이 있다. 올해 1분기엔 LPG 수요가 늘어나면서 판매가격이 크게 올라 높은 마진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PG 시장 가격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시황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트레이딩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는 점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유럽 국가들이 LNG를 대량 수입하기 시작하면서 LNG 가격은 LPG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체 LPG 판매 호조 및 해외 LPG 트레이딩 강화가 이번 호실적의 원동력"이라며 "LNG 가격이 하향안정화되긴 했으나, LPG의 상대적인 가격 매력도가 유지되며 산업체향 LPG 판매는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LPG 사업의 수익성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LPG 수입 가격이 올랐지만, SK가스와 E1이 국내 LPG 공급 가격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달 간 LPG 가격을 동결하면서 국내 LPG 사업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다만 해외 트레이딩 사업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국내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새 성장동력 찾기 나섰다

1분기는 호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들어 LPG 가격이 하락세에 들어섰다는 점은 SK가스와 E1 입장에서 불안 요인이다. LPG 가격은 작년 한 때 수요가 몰리면서 t(톤)당 900달러 이상을 기록했다가 최근 500달러대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말 이후 LNG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드는 추세다.

박 연구원은 "올해는 LPG 판가 하락과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세전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SK가스와 E1은 LPG 사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우선 SK가스는 수소와 LNG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SK가스는 지난 2021년 수소, LNG 사업을 점찍고 5년간 총 5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SK가스가 투자의 결실을 보는 건 내년이다. 내년부터 LNG·LPG 복합화력발전소 '울산GPS'가 가동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울산GPS는 총 1227MW(메가와트) 규모로 2024년 하반기부터 수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LNG·LPG 복합화력발전소는 LNG나 LPG 중 저렴한 가스를 대체 연료로 투입할 수 있어 안정적인 가격으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더해 내년 6월 SK가스가 투자한 LNG 설비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SK가스는 현재 울산에 탱크 한 개 당 21만5000kL(킬로리터)의 LNG 저장 설비를 짓고 있다. 총 네 개 중 현재 세 개의 탱크를 건설 중이다. 이중 두 개가 내년 6월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또 SK가스는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울산 북항 일대에 14만㎡(제곱미터) 규모의 수소복합단지(CEC, Clean Energy Complex)를 조성 중이다. 대규모 LNG 설비인 KET 인근에 CEC를 건설해 수소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E1 역시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정관에 전력에너지 관련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새로 추가한 사업은 △발전·송전·변전·배전을 포함한 전력 사업 및 집단에너지 사업 △발전소·발전시설의 국내외 건설·운영 및 관련 부대사업 △브랜드·캐릭터 상표권 등 지식 등이다.

구자용 E1 대표이사 회장은 주총에서 "그동안 LPG 산업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해왔으나, 국내 LPG 수요의 지속적 감소와 해외 트레이딩 경쟁 심화로 수익 기반이 점점 약화하고 있다"며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수소 사업 밸류체인 확대, 전기차 충전사업 본격 추진 등 미래 성장사업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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