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센치 권정열 “도전하는 한 해 될 것…체조경기장서 연말 콘서트 꿈꿔”

김태언 기자 2023. 5. 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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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센치.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지난달 27일 유튜브에서는 별안간 ‘십센치(권정열) 찾기’ 시합이 벌어졌다. 코딩 유튜브 채널 ‘조코딩’에서 진행한 ‘인공지능(AI) 클론싱어’ 프로그램이었다. 실제 권정열과 AI 모델을 통해 만들어낸 4명의 목소리가 노래대결을 해 누가 진짜 가수인지 찾아내는 게임이었다. 권정열 스스로 놀라할 정도로 유사했지만, 4라운드 내내 투표자 80% 이상이 실제 권정열 목소리를 맞췄다. 그야말로 ‘개성 강한 창법과 음색’의 주인공, 권정열을 만났다.

지난달 27일 유튜브 채널 ‘조코딩’에서 진행한 ‘AI 클론싱어’ 프로그램 중 한 장면. 유튜브 캡처.
서울 마포구 촬영 현장에서 만난 권정열은 그의 가사만큼이나 솔직했다. 그는 자신을 “도전에 대한 열정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했다. 그래서 올해 초, ‘도전하는 한 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가장 중대한 올해 일정은 2019년부터 준비한 정규앨범 ‘5.0’ 발매다. 14일 공개된 곡 ‘부동의 첫사랑’과 싱글 ‘5.1’(2020년), ‘5.2’(2021년), ‘5.3’(2022년) 등을 두루 포함한 앨범이 될 예정이다. “오랜 기간 리메이크 앨범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던 그는 올해 2월 인디신 후배들의 4개 곡을 리메이크한 앨범 ‘Remake 1.0’을 내놓기도 했다. “나라면 소중한 작업물이니 재해석을 허락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던 그는 “제 곡이 한 번도 리메이크된 적 없는데, 제가 리메이크 앨범을 내버린 이상 감사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달 말 ‘조코딩’과의 두 번째 협업 프로젝트도 공개된다. 유튜브가 아티스트와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콜라보레이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아티스트 커넥트’의 일환이다. 조코딩은 “챗GPT로 작사를 해볼 것”이라며 “챗GPT가 가사와 코드를 만들어주면 십센치 팀이 즉석에서 합주하며 곡을 완성하는 식이 될 것이다. 주제는 사랑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권정열은 “너무 기대된다”며 “‘익숙한 것만 하고 살 순 없다’ 생각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실제로 꽤 즐겁다”고 했다.

십센치.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 큰 사랑을 받는 가수의 삶을 동경했으니, 꿈을 이뤄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죠. 다만 이렇게 활발히 활동하는 뮤지션을 꿈꿨던 건 아니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십센치는 정규 1집 때부터 대중의 주목을 받아왔다. 앨범 1만 장이 하루 새에 다 팔려나갈 정도였다. 곡 ‘아메리카노’(2010년),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2011년), ‘봄이 좋냐’(2016년) 등 히트곡도 다수다. 2011년 MBC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출연하고부터는 “생각보다 빨리, 훨씬 성공해버렸다”는 생각도 강해졌다. 권정열은 “스스로 배포가 작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단지 음악하며 사는 게 좋았던 것뿐이었다. 참 다행인 일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더한 사랑을 받은 인생”이라고 했다.

예상보다 더 큰 사랑이 그에게 준 것은 ‘책임감’이다. 그는 “정규 1집 때만 해도 저는 음악하는 제가 만족스럽고 멋있는 게 중요했다”고 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바뀌었다. “음악의 방향성이 나에서 대중을 향해야 한다”는 철학이 생긴 것. 권정열은 “대중과 괴리를 두고 제가 원하는 음악을 했을 때, 꽤 허무했다. 그렇게 해서 얻은 만족스러운 시간은 짧더라. 이러면 시간이 지나고 제 귀에도 음악이 좋게 들리질 않는다”고 했다.

“이 철학이 모호해질 때가 많고, 사실 모호한 채로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도 많아요. 그럴 때마다 그냥 부담을 크게 느껴버려요. 그러면 열심히 하게 돼요.”

여느 때와 같이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권정열. 그가 벌써부터 기대하는 것은 연말 콘서트다. 그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말 콘서트를 다시 열고 싶다”고 했다. 2013년, 인디뮤지션 출신인 십센치가 대형 가수의 공연장으로 알려진 체조경기장에 선 것은 가요계의 하나의 사건이었다. “당시 조금 아쉬웠었다”는 그는 “그때보다 더 명실상부하게 콘서트를 열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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