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4번→5월 7번. 뚝 떨어진 도루시도... 염갈량의 뛰는 야구 사라졌나? 발톱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SC초점]

권인하 2023. 5. 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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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도루 시도가 확 줄었다.

LG 염경엽 신임 감독이 뛰는 야구를 공표했고, 시범경기부터 누가 1루에 가든 2루 도루를 시도했다.

LG의 도루 시도가 줄어들면서 염 감독이 자신의 뛰는 야구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LG의 엄청난 도루 시도는 상대에게 'LG는 뛴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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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삼성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를 지켜보는 LG 염경엽 감독.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5.14/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도루 시도가 확 줄었다. 하지만 공격적인 주루는 계속된다.

올시즌 초반 논란의 중심은 LG의 도루였다. LG 염경엽 신임 감독이 뛰는 야구를 공표했고, 시범경기부터 누가 1루에 가든 2루 도루를 시도했다. 그리고 정규시즌이 개막한 뒤에도 LG 주자들은 마구 뛰었다.

LG는 4월 한달간 26경기에서 무려 64차례나 도루를 시도했다. 경기당 2.5번을 뛰었다는 얘기다. LG를 제외한 9개 팀은 총 190번을 뛰었다. 경기당 0.9번이다. 그만큼 LG가 많이 뛰었다.

하지만 LG의 도루 성공률은 60.9%로 가장 낮았다. LG 주자에 대해 상대팀이 대비를 하면서 성공률이 떨어졌다. 이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그런데 5월 들어 LG가 도루를 잘 시도하지 않았다. 9경기서 단 7번만 시도했다. 두산 베어스가 10경기서 14번을 시도하는 등 오히려 다른 팀들의 도루 시도가 더 많았다. LG는 7번 중 2번만 성공해 성공률도 28.6%로 낮다.

LG의 도루 시도가 줄어들면서 염 감독이 자신의 뛰는 야구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LG의 엄청난 도루 시도는 상대에게 'LG는 뛴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김현수 박동원 등 발이 빠르지 않은 주자가 나가도 견제를 하고 신경을 쓰도록 해 타자에게만 온전히 신경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당연히 주자를 신경쓰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깜짝 도루를 시도한다. 언제든 뛸 수 있다는 인식만 심어줘도 성공이다. 상대는 물론 LG 선수들에게도 실제로 뛰면서 '우린 언제든 뛴다'는 생각이 박혔다. 한달간 뛰면서 상대팀을 한번씩 만나면서 그런 인식을 심어줬고, 상대가 여러 대비책을 내놓으면서 이제는 굳이 대놓고 뛸 필요가 없어진 것.

그렇다고 뛰는 야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공격적인 주루는 계속 되고 있다.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LG는 뛰는 야구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3-5로 뒤진 7회초 정주현의 안타와 홍창기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3루서 박해민의 내야안타로 1점을 쫓아간 LG는 이어진 무사 1,3루서 3번 문보경 타석 때 폭투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삼성 투수 김태훈이 던진 초구가 원바운드로 포수 강민호의 미트를 맞고 튀었을 때 3루주자 홍창기가 홈으로 대시했다. 당시 공이 뒤로 빠진 것이 아니고 앞으로 튀어 쉽게 홈으로 뛰기 쉽지 않았지만 홍창기는 공이 튀자마자 홈으로 달렸고, 강민호가 공을 찾지 못하는 사이에 홈에 들어와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이어 2사 3루서 오지환의 중전안타로 6-5 역전까지 만들었고, 9회초 추가점을 뽑으며 8대5로 승리했다.

찰나의 순간에 나온 과감한 주루가 동점과 함께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게 했던 것이다.

염 감독의 야구는 상대의 허점을 파고드는 압박 야구다. 어느 한 순간에도 느슨해진 곳이 있으면 집요하게 공격한다. 그래서 LG 경기는 항상 긴장감의 연속이다. 지금은 LG 주자들이 뛰지 않지만 언제 2루에 뛸지 모르기에 상대 포수들은 항상 2루 송구를 준비해야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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