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빼앗긴 블라디보스토크港, 다시 중국 품으로

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2023. 5. 1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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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의 사용권을 확보했다.

이번 중국의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용권 확보는 과거 제국주의 러시아의 강압에 의해 자국 영토를 내줬지만 16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중국의 국력이 러시아를 압도할 정도로 강해지며 오히려 러시아가 중국의 눈치를 보게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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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중국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경유항구로 신규 추가"
1000km 돌아가던 물자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직행
경제적 이점과 함께 빼앗긴 영토 일부 회복 의미도
중국 도움 절실한 러시아, 전략적 요충지까지 내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연합뉴스

중국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의 사용권을 확보했다. 과거 청나라 때 러시아에 블라디보스코트 항구를 빼앗긴지 163년 만이다.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용으로 물류비용 절감 효과

단둥 랑터우항 모습. 바이두 캡처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린성 국내 무역 화물의 국경 간 운송업무 범위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경유 항구'로 신규 추가한다"며 "동북 노후 공업기지 진흥전략을 실현하고, 해외 항구를 이용해 국내 무역 상품의 국경 간 운송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에따라 다음달부터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에서 생산되는 지하자원과 곡물 등의 물자를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중국 남방 지역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됐다.

중국 동북부 내륙에 위치한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은 그동안 해상 물자 운송을 위해 1천km나 떨어진 랴오닝성의 항구까지 육로를 통해 이동해야 해 물류 비용이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통해 두 성의 주요 통상구로부터 200km 이내 거리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이용할 수 있게 돼 물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빼앗긴 과거 중국 영토, 러시아의 전략적 요충지로

블라디보스토크의 해변 풍경. 연합뉴스

물류 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이점과 함께 중국은 이번 조치로 163년 전 청나라 시절 러시아에 사실상 강제로 빼앗겼던 블라디보스토크의 사용 권한을 일정 부분 되찾아 왔다는 역사적 의미도 크다.

블라디보스토크는 '해변의 작은 어촌'이란 뜻의 '해참위'(海參葳)로 불린 중국 영토였지만 지난 1860년 제2 아편전쟁 결과 맺어진 불평등 조약인 베이징조약을 통해 러시아로 넘어갔고 지명 역시 '동방 정복'을 의미하는 블라디보스토크로 변경됐다.

이후 1949년 신중국 수립과 함께 중국은 과거 제국주의 세력과 체결한 불평등 조약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러시아 제국의 몰락 뒤 세워진 같은 공산주의정권 소련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해 조약을 그대로 유지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이후 동해 연안의 최대 항구 도시로 성장하는 한편,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도 주둔하는 등 러시아의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잡았다. 다만, 중국이 언제든 영토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는 중국의 항구 사용을 불허하며 늘 경계해 왔다.

이에 중국은 북한의 나진항을 장기 임대해 동해상의 중계 무역항으로 키우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북한의 핵실험으로 유엔 제재가 강화되고,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며 나진항 프로젝트는 사실상 중단됐다.

163년 사이 뒤바뀐 양국 국력…러시아, 중국 도움 절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주도로 서방국가들의 제재가 시작되면서 우방인 중국과의 안보.경제협력이 중요해지자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항 개방이라는 통큰 선물을 선사했다.

당시 두 정상이 서명한 '2030년 중·러 경제협력 중점 방향에 관한 공동성명'에는 "양국 지방 협력과 국경 지역의 협력 잠재력을 발굴해 실제 효과를 제고하며 중국-러시아 '동북-극동' 지역간 호혜협력을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번 중국의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용권 확보는 과거 제국주의 러시아의 강압에 의해 자국 영토를 내줬지만 16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중국의 국력이 러시아를 압도할 정도로 강해지며 오히려 러시아가 중국의 눈치를 보게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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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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