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에서 고급으로… 국내 `억대 전기차` 쏟아진다

장우진 2023. 5. 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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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모델이 주를 이루던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1억~2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조만간 공식 출시 예정인 기아 EV9 역시 가격대가 7337만~8379만원으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비싸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주행거리 확보 기술이 개발되면서 덩치를 키운 전기차 모델이 늘고, 여기에 럭셔리 브랜드들이 고급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되면서 가격대도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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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리릭. 미 캐딜락 홈페이지
렉서스 RZ 450e. 일본 렉서스 홈페이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모델이 주를 이루던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1억~2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배터리 성능이 개선되고 동시에 공기역학 성능 강화, 경량화 소재 적용 등의 기술 발전이 이뤄지면서 완성차들이 주행거리를 늘리면서도 차체를 키운 프리미엄급 차량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고급 수입차 브랜드들을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신형 전기차 모델을 대거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미국 제네럴모터스(GM)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은 미국서 대형 SUV 전기차 리릭을 이르면 올 7월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모델은 전장이 4996㎜에 이르고, 1회 충전시 주행 가능거리는 미국 기준으로 약 494㎞다. 현지 가격은 5만8590달러부터 시작하며, 최상위 스포츠 트림은 옵션을 더하면 6만4000달러(8580만원)를 넘는다. GM은 주로 한국에 최상위 트림을 들여오고 있다.

렉서스코리아도 7월 안팎으로 전용 전기차 RZ를 선보일 예정이다. RZ는 전장 4805㎜, 전폭 1895㎜의 중형급 SUV로 현지 가격대는 RZ 450e 버전L의 할부 총액 기준 834만엔(약 8200만원)가량된다. 렉서스는 작년 소형 SUV UX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UX300e를 국내에 선보였지만 올 들어서는 판매를 중단했다. 렉서스는 RZ 출시를 기점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다시 불을 지핀다는 전략이다.

폴스타코리아는 올 하반기 폴스타2의 부분변경 모델과 연말 대형 전기 SUV인 폴스타3를 출시할 예정이다. 폴스타코리아는 한국 가격을 글로벌 시장 평균보다 낮게 책정하고 있지만, 폴스타3의 경우 유럽 가격이 8만8600~9만5200유로(1억2900만~1억3900만원)라는 점에서 현재의 폴스타2 시작가격(5990만원)은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조만간 공식 출시 예정인 기아 EV9 역시 가격대가 7337만~8379만원으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비싸다.

이 외에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작년말 EQE, 올 2월에는 EQS SUV를 각각 출시했는데, EQE 가격은 9200만~1억4380만원, EQS SUV는 1억6460만~1억8540만원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EQE의 올 1~4월 국내 판매량은 679대, EQS SUV는 254대가 각각 팔려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BMW코리아도 작년말 2억원대 전기 세단 i7을 선보였다.

그동안 국내 전기차 시장은 소형-준중형급의 가성비 모델이 주를 이뤘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델은 모두 정부 보조금 100%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수입차도 폴스타2, 폭스바겐 ID.4는 5000만원대, 미니 일렉트릭은 4000만원대로 가격대가 낮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주행거리 확보 기술이 개발되면서 덩치를 키운 전기차 모델이 늘고, 여기에 럭셔리 브랜드들이 고급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되면서 가격대도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선보인 승용 전기차 모델은 차급을 막론하고 대부분 400~500㎞ 수준의 주행거리는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수입 전기차 모델은 테슬라 제외시 폴스타2가 차지했지만, 올 들어서는 8000만원대의 BMW i4가 1위, 1억원 안팎의 벤츠 EQE가 2위에 올라 판세가 뚜렷히 달라졌다. 내년엔 랜드로버의 최상위 모델 레인지로버의 전기차 모델이 출시되고, 현대차도 대형 전기 SUV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고가 전기차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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