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에게 체크카드 받아 쓴 예비역 장성, 뇌물 혐의 '유죄'

체크카드 737만원 사용…부인 통해 200만원 받기도
"친분에 따른 것" 주장했지만…재판부 "직무 관련성 있어"
콘서트에 장병 보내 안전관리·청소도 시켜

육군 예비역 장성이 여단장 시절 한 개발업체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최지경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예비역 장성 A(50대·남)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천만 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여단장으로 근무하던 2018년 10월 해당 지역에서 식물원을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개발업체 회장 B씨로부터 체크카드를 받은 뒤, 2020년 12월까지 86차례에 걸쳐 737만원을 사용하고 부인을 통해 현금 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B씨가 A씨에게서 군부대 관련 부동산 정보를 받고, 자신이 소유한 식물원 운영에 도움을 받기 위해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직무 관련성이 없고, B씨와의 친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직무 관련성을 인정하고 뇌물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실제로 A씨는 2019년 10월쯤 B씨의 식물원에서 개최한 평화콘서트에 장병 100여 명을 보내 안전관리 등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행사가 끝난 뒤 장병 40여 명은 콘서트장 주변을 청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통상적인 대민 지원 범위에 속하고, 군부대와 식물원 간 협약에 따른 것이며 장병들의 자발적인 봉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콘서트장 청소를 통상적인 대민 지원으로 보기 어렵고 여단장 지시가 있었던 이상 장병들의 자발적 활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군부대 지휘관 업무의 공정성에 관한 사회적 신뢰가 훼손됐음에도 불구하고 A씨는 친분관계로 인해 금품을 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군부대 관련 부동산 정보를 제공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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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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