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촌놈', 유호진 PD의 하이퍼리얼리즘 노동기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톱스타들이 해외에서 고군분투 땀을 흘리며 힐링을 즐긴다. 특별할 것 없는 요즘 예능 트렌드인데, 얼마 전 종영한 tvN '서진이네'는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얻었다. 고된 업무에 불평불만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공감을 얻지 못하며 '귀족 영업'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아무리 예능이라 할지라도 현실과 간극이 크면 시청자들이 불편해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새롭게 출범한 tvN '부산촌놈 in 시드니'(이하 '부산촌놈')는 해외에서 본격 고생기를 전하는데, 예능을 중점을 둔 '서진이네'와 다른 반응을 얻고 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 하이퍼리얼리즘 노동기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후발주자임에도 통한 '부산촌놈', 과연 뭐가 다를까.
'부산촌놈'은 KBS 2TV '1박 2일'의 제2 전성기를 이끈 유호진 PD가 새롭게 선보인 리얼리티 예능이다. KBS 2TV '거기가 어딘데??', tvN '서울촌놈', '어쩌다 사장' 시리즈를 성공시킨 이후 또 한 번 본인만의 감성을 담아낸 예능으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국내 최초 워킹 홀리데이 버라이어티'라고 내세웠지만 그림은 익숙하다. 유호진 PD는 자신의 연출 스타일인 사실적 접근으로 익숙한 포맷의 한계를 깨며 신선함을 선사한다.
배우 허성태, 이시언, 안보현, 유튜버 곽튜브(곽준빈) 네 명의 '부산촌놈'이 워킹 홀리데이 새내기답게 우당탕탕 좌충우돌 고군분투기를 펼치며 웃음은 물론 감동까지 안긴다. 하루 평균 700명이 방문하는 카페에서 서빙을 하고, 총 150여 종의 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에서 일을 하고, 화장실과 쓰레기장 등을 청소하는 난이도 '극상'의 업무를 맡았기에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며 흥미를 자극한다.
그래서 '부산촌놈'의 곡소리가 결이 남다르게 들린다. "20대로 돌아간다면 워킹 홀리데이를 꼭 해보고 싶다"는 뭇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안보현의 로망을 실현해 주면서도 적나라한 현실을 카메라에 담으며 PTSD(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유발할 정도로 몰입감을 선사한다. 주말 저녁 "고되다"는 탄성을 남발하는 '부산촌놈'들의 모습은 사회 초년생 시기 모두가 겪었고 또 현재 극복해 가는 과정을 연상시키기에 공감의 깊이가 남다르다. 이시언은 "친구들 중에 워킹 홀리데이를 한다고 하면 뭔가 있어 보였다. 외국에 가서 일하니까. 막상 해보니까, 청소 일을 할 수도 있었겠다 싶다. 너무 힘들었을 거 같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특히 '부산촌놈'은 카페 매니저, 지게차 운전자, 건설 현장직 종사자, 타일 시공업자 등 실제 워홀러들의 인터뷰를 함께 녹여내며 진정성을 살리고 뚜렷한 프로그램의 색깔을 확보한다. "워킹 홀리데이는 누구에게나 허락되지만 용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것", "처음에 일할 때 영어를 엄청 잘하지 못했다. 사장님이 답답하셨을 때가 많았을 텐데 '네 잘못이 아니다. 네가 열심히 공부하는 거 알고 있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다", "군대를 마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워킹 홀리데이 첫 출근 날에 군대보다 더 힘든 일을 겪을 줄 몰랐다", "이 일을 내가 계속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일이 너무 고됐다. 눈물이 나더라" 등 생생한 경험담으로 '부산촌놈'만의 볼거리와 풍성함을 더했다.
또한 '부산촌놈'은 허성태, 이시언, 안보현, 곽튜브 등 출연진 라인업으로 신선한 브로맨스 케미를 전하는데 이보다 각 작업장에서 만난 사수들과의 뜻밖의 케미가 폭발하며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첫 출근에 우왕좌왕하며 "도움이 안 된다"라고 울상을 짓는 허성태에겐 10년 차 바리스타 에스더가 든든하게 곁을 지키며 훈훈한 케미를 피어오르게 했다. 에스더는 실수 남발 끝에 커피를 완성한 허성태에게 "손님들이 다들 맛있다고 한다. 커피가 맛이 없으면 진짜 맛이 없다고 얘기할 거다. 진짜 맛있을 때 꼭 더 시킨다. '찐'이다. 허바리(스타)님"이라고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안보현 역시 사수 애나와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과시, 안방극장을 훈훈하게 물들였다. 그는 애나에게 "행운을 주겠다"라며 네잎클로버를 건네는 다정함을 보였다.
이처럼 '부산촌놈'은 봇물 터진 해외 예능 속 웃음과 감동을 고루 잡으며 차별화된 세련미를 장착했다. 아직 4회까지만 방송된 '부산촌놈'은 총 12부작으로 진짜 재미는 지금부터라는 게 제작진의 호언장담이다. 진정한 노동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부산촌놈'은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50분에 tvN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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