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톡] '일상'이 된 코로나19… 무엇을 남겼나
운둔형 외톨이도 늘어…아동·청소년 비만 증가
6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 7일 격리 의무가 5일 권고로 전환되고, 대형병원을 제외한 모든 장소에서의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다. 3년 4개월간 이어진 코로나19 위기 '심각' 단계가 끝나면서 방역조치가 대부분 사라지고 사실상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접어들게 됐다. 코로나19는 이달 15일 기준 3141만 5000여 명의 누적 확진자와 3만 4610여 명의 사망자뿐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 손실도 초래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접촉·교류 감소와 고립 증가로 인해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우울감도 부각됐다.
◇초·중학교 학생 10명 중 3명 우울·스트레스 경험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도 우울 위험군은 코로나19 이전 3.2%에서 지난해 16.9%로 5배 급증했다. 질병관리청의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도 최근 1년 동안'우울감 경험률'이 2019년 5.5%, 2020년 5.7%, 2021년 6.7%로 높아졌다. 2021년 자살 사망자도 1만 3352명으로 2020년보다 157명(1.2%) 증가했는데 복지부는 코로나19 장기화를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10명 중 3명이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우울, 스트레스를 겪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시기 학생의 심리정서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7월 초·중학생 2만 3463명(초등학생 9607명·중학생 1만 3856명)에 대한 조사 결과, 29%(6750명)가 코로나19 시기 '우울·불안·스트레스로 마음이 힘든 적 있다'고 답했다.
'마음이 힘들었다'고 응답한 학생 중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57%에 달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어차피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가 32%로 가장 많았다. '마음 터놓고 편하게 이야기 나눌 사람을 찾지 못해서'(19%),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몰라서(4%) 등이 뒤를 이었다. '도움 요청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답한 사람은 23%에 불과했다.
KEDI보고서는 또 초·중학교 교직원 대상 조사에서 '코로나19 시기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95.1%에 달했다고 밝혔다. '충동·감정조절이 안 되는 학생'(91.4%)과 '학습에 무기력한 학생'(91.0%)이 늘었다는 응답도 많았다.
◇신체활동 줄면서 비만 인구 증가
코로나19 '집콕'은 비만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질병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2021년 기준 남성 46.3%, 여성 26.9%로, 코로나19 이전 2019년의 남성 41.8%, 여성 25.0%보다 높아졌다.
대체로 2020년 치솟았다가 코로나19 2년 차인 2021년엔 다소 낮아졌지만, 40대 남성과 30대 여성의 비만율은 계속 증가했다.
특히 신체활동이 줄면서 아동·청소년들의 비만도 심각해졌다. 교육부가 전국 1023개 표본학교의 건강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과체중·비만 학생의 비율은 30.8%로, 2019년과 비교해 5.0% 포인트 올랐다.
◇세상과 담을 쌓는 운둔형 외톨이도 늘어
코로나19를 겪으며 '히키코모리'로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가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지난 14일 발표한 '고립·은둔 청년 현황과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19-34세 청년 가운데 고립·은둔 청년 비율은 2021년 기준 5.0%로 100명당 5명 꼴이다. 이를 2021년 청년인구(1077만 6000명)에 적용하면 고립 청년 수는 53만 8000명에 달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에는 3.1%, 약 33만 4000명이었는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추정 인구가 20만 4000명 가량 늘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1만 5000가구 대상 '청년 삶 실태조사'를 통해 '거의 집에만 있다'고 답한 청년을 기준으로 고립·은둔자가 24만 40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는데, 기준을 사회적 교류 단절로 확장하면 실제로는 더 많은 은둔형 외톨이가 있을 수 있다. 은둔 기간은 가장 많은 이들이 6개월 미만(38.2%) 이었으나, 6개월 이상 1년 미만 20.3%, 1년 이상 3년 미만 은둔하는 청년도 29.6%에 달했다. 3년 이상 은둔하는 이도 12.0%나 되는 등 세상과 장기간 담을 쌓은 청년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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