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군 홈런왕이 LG 포수’ 그리고 한 명 더 있다 포수 왕국도 가능하다[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1군 홈런 1위가 LG 포수, 2군 홈런 1위도 LG 포수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2군에서 최고 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선수도 LG 소속이다. 포수를 잘 사고 잘 지명하며 잘 키운 효과가 올시즌 초반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겨울 LG 프런트의 판단이 옳았다. 샐러리캡 문제로 인해 플랜B를 선택했고 그러면서 막강 타선을 구축했다. 하위타순에서 4번 타자처럼 활약하는 LG 새 주전 포수 박동원(33)이다. 지난주까지 박동원은 9홈런으로 이 부문 1위, OPS(출루율+장타율) 0.908로 이 부문에서 리그 4위, 포수 1위에 올랐다.
어느 정도 기대는 했다. 박동원은 2021년 개인 통산 최다 22홈런, 2022년에는 18홈런을 기록했다. 타율은 낮아도 타율보다 1할가량 높은 출루율, 그리고 높은 장타율로 타선에 힘을 불어넣는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공격과 수비가 두루 능한 공수겸장 포수로 평가받았고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LG와 4년 6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처음부터 세운 계획은 아니었다. 당시 LG의 플랜A는 FA 자격을 얻은 유강남을 사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샐러리캡으로 인해 롯데가 제시한 금액을 맞출 수 없었고 박동원으로 선회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성공을 향한다.
단순히 기록만 좋은 게 아니다. 장타 하나하나의 영양가가 매우 높다. 박동원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전 1-5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4회 투런포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그리고 9회에는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필요할 때마다 대포를 날리면서 LG는 상하위 타순 구분이 무의미한 지뢰밭 타선을 구축했다. OPS 0.800 이상이 6명. 국가대표 외야수 김현수가 OPS 0.777, 박해민이 OPS 0.701 임에도 막강 화력을 유지하는 LG 타선이다.
더불어 이천 또한 뜨겁다. 지난주까지 퓨처스리그 홈런 1위도 LG 소속이다. 고졸 신인 김범석이 홈런 5개로 두산 홍성호와 홈런 부문 공동 1위에 자리했다. 어깨 재활 중이라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고 있으나 타석에서 2군 무대를 정복하고 있다. 24경기 83타석을 소화해 타율 0.351 OPS 1.044로 이주형(OPS 1.241)과 함께 퓨처스리그 최고 타자로 활약 중이다.
차명석 단장은 김범석에 대해 “어깨 재활에만 집중할까도 생각했는데 동기부여 측면에서 지명타자로 출전시키는 게 좋다고 봤다. 경기 모습은 기록에서 보이는 것과 같다. 키 좀 작은 이대호라고 보면 된다”라고 웃으며 “어깨 재활을 마치면 포수도 볼 것이다. 일단 타자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확대엔트리 시기가 되면 1군 콜업도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올시즌 퓨처스리그만 보면 딱히 포수 김범석이 필요하지 않은 LG다. 2년차 포수 김성우가 급성장해 꾸준히 마스크를 쓴다. 차 단장은 “김성우가 2군 포수 중 수비는 최고라는 평가”라며 “잘하는 만큼 오는 12월 입대하는 상무에 지원서도 넣었다. 지금 2군에 쓸 선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윤요섭 배터리 코치와 특훈에 임한 김성우는 타석에서도 타율 0.300로 활약 중이다.
LG는 염경엽 감독의 요청에 따라 주기적으로 유망주들의 1군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2군 선수들이 1군에 합류해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고 1군 코칭스태프는 유망주들의 기량과 성장 방향을 확인한다.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해도 염 감독과 코치들에게 눈도장을 받고 대체전력 1순위가 될 수 있다. 유망주들 또한 1군 훈련 경험이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차 단장은 “감독님께서 이르면 이달말부터 1군 투어를 요청하셨다. 늦어도 6월 정도에는 우리 유망주 한두 명씩 잠실에서 훈련하고 경기 모습도 본 뒤 다시 이천에 합류할 것이다. 김범석과 김성우도 그렇다. 확대엔트리에 앞서 먼저 기량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미래 전력의 육성 플랜을 설명했다.
포수가 강해야 팀 전체가 강해진다. 잘 키운 포수 한 명이 팀의 10년을 책임진다. 포수 왕국을 구축해 현재와 미래를 두루 잡는 LG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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