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더 내릴 일밖에 없어”…변동금리 매력 커지는데, ‘고정금리’ 선택하라고?[머니뭐니]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금리 정점론에 힘이 실리면서 시중 금리도 들썩이고 있다. 신규 대출 차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만큼 고심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의 금리 향방에 따라 고정, 변동금리를 선택하는냐에 따라 이자 부담이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도 3%대로…“변동이냐 고정이냐” 고민 깊어진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44%로 전월(3.56%)과 비교해 0.1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출금리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말(4.34%)과 비교하면 약 0.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코픽스는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반영해 책정된다.

코픽스가 하락하면 이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동반 하락한다. 실제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3.97~5.95%로 전일(4.09~5.92%)과 비교해 하단이 0.12%포인트 하락했다. 이로써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3.63%)과의 격차를 단 0.34%포인트로 좁혔다.

동시에 소비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달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전망이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에서도 물가 상승이 완화할 조짐이 보이며,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달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쏠리고 있다.

심지어 이르면 올해 안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변동금리의 매력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특히 10년 이상 만기가 대부분인 주담대의 특성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가 시작되기만 한다면, 0.34%포인트 정도의 근소한 차이는 금세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당국은 ‘고정금리’ 확대 방침…“수수료 면제 등 절충안 고민해야”

그러나 금융당국은 꾸준히 고정금리 확대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부실의 ‘뇌관’으로 지적되는 가계부채를 안정시키고, 변동금리 위주의 금리 체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를 하회하는 현상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정금리 비중 목표치를 높이는 등 당국의 압박이 시작되자,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낮춰 고정금리 판매를 늘리고 있다.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들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놓여 있다.[연합]

하지만 고정·변동금리가 역전되면 소비자들의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변동형 상품을 고정형으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은행들은 많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 고정금리를 택했다가 더 낮은 금리의 변동금리로 갈아탈 경우 상환금액의 약 0.5~2% 정도의 수수료를 부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늦장 대응에 대한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들어 최대 50년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정책모기지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하고, 고정금리 전세대출을 확대하는 등 금리 체계 개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정점을 찍은 대출금리는, 올해 들어 점차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상적으로 고정금리 수요는 금리가 인상되는 시기에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이 예고됐던 지난해 미리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등 정책을 추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예고되는 지금의 상황과 고정금리 확대를 추진하는 당국의 방침이 잘 들어맞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결국 고정금리 비중을 늘려 가계부채를 안정화해야 하는 것 또한 부채 관리에 있어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수수료 면제 등 절충 방안을 찾아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24일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제9차 실무작업반’을 열고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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