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간호법 거부권 행사 아니길 바란다" 尹대통령 압박

원내대책회의서 "거부권행사 여부, 국민통합으로 전환할지 국민분열·갈등으로 이어갈지 판단하는 가늠자"
의료계 직역단체 갈등 무시한 채 본회의 통과시킨 쪽은 野…尹대통령 압박 의도로 풀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두고 "윤석열 정부의 선택이 국민통합의 길이 될지 아니면 갈등과 분열의 길이 될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부디 집권 2년을 시작하는 첫 결정이 거부권 행사는 아니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국정운영을 위한 새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 여부는 국정운영 기조를 국민통합으로 전환할지, 아니면 국민분열과 갈등으로 이어갈지 판단하는 가늠자"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 역할은 갈등조정과 중재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지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부·여당은 공약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을 넘어서 농민과 노동자에 이어서 간호사·의사·간호조무사까지 국민을 가르고 사회 혼란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식이라면 남은 4년 견뎌야 하는 국민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희망을 갖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거부권행사가 반복되면 가뜩이나 꽉 막힌 정국을 더 막히게 할 것"이라며 "국무회의의 결과는 거부가 아닌 통합이어야 한다. 간호법 공포로 국민 신뢰를 얻고 국정성공을 위한 통합의 길로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론분열' 프레임으로 윤 대통령을 공격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간호법의 경우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간호계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해 단독으로 본회의까지 통과시켰고, 결국 국회를 통과한 지금도 찬성하는 대한간호협회와 반대하는 의료계 13개 단체가 속한 보건복지의료연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로 나뉘어 여전히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은 법안에 대해 수정을 요구할 할 수 없고, 수용할지 거부할지 여부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법안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의료계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안건으로 올라온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 요구(거부권 행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지난달 초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이어 두 번째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