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암 환자 수 5위 ‘자궁경부암’, 예방 가능한데 왜?
아직까지 낮은 백신 접종률&산부인과 꺼리는 분위기 없애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매년 5월 셋째 주는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제정한 ‘자궁경부암 예방 주간’이다. 자궁경부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기 검진 및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0년부터 제정하여 캠페인을 진행했으나. 젊은 자궁경부암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으로 알려진 자궁경부암에 대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정영신 교수의 도움말로 증상부터 예방, 치료법까지 알아본다.
◇ 발생률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5대 암
국립암센터의 2020년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2009년 ~2013년 대비 2014년 ~2018년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16.7명 → 14.2명으로 감소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암 유병 현황을 보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또한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통계청의 2020년 자궁경부암 발생자 2,998명 중 40대 이하 환자는 1,247명으로 41.5%나 되었다. 이에 정영신 교수는 “성 개방 풍조의 확산으로 성관계 경험이 늘고 시작 연령도 어려지면서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인유두종 바이러스 18, 45형 감염 비율 높아 선암 비율 높은 것이 특징
자궁경부암은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위험군 바이러스(16번, 18번 아형 등)가 있는 경우 자궁경부암의 발생위험도가 10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젊은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바깥쪽에서 발생하는 상피세포암보다 자궁경부 안쪽에서 발생하는 선암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유는 선암의 발생과 관련 있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18, 45형 감염 비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 대부분 2년 안에 사라지지만, 감염 지속하면 암으로 발전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감염되어도 대부분 2년 안에 자연적으로 사라지지만, 약 10%가량은 2년 이상 감염이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자궁경부 상피 내에 종양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계속 방치할 경우 자궁경부상피내암,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된 정상세포가 침윤암으로 진행하는 과정은 5~2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 백신 접종 중요한 이유
자궁경부암과 다른 암의 차이점은 유일하게 예방접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궁경부암은 환자 99%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가 발견될 정도로 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최적의 나이는 15~17세이다. 이 시기가 지났더라도 26세 이전에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받으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이 되어 만 12세 여성청소년에게 무료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시행하므로 챙겨서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므로, 남성에 의해 파트너가 감염될 수 있고, 남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생식기 사마귀(곤지름)이나 드물지만 음경암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남자도 예방접종을 받으면 좋다.
◇ ‘젊어서’, ‘산부인과 꺼려’ 검진과 접종 피하는 젊은 여성 많아
하지만, 20~30대 여성은 젊으니 암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과 산부인과를 꺼리는 경향으로 인해 검진받는 비율이 낮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암검진 수검 통계를 보면 20대의 자궁경부암 검진율은 약 20%에 그친다. 접종률도 50~60%로 낮은 편이다. 이에 정영신 교수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전 세계 65개국에서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되어 2억 건 이상 안전하게 접종되고 있다. 막연한 우려로 접종을 망설이기보다는 백신 접종을 통해 암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 암 초기에는 수술로 완치 가능, 빠른 발견 필요한 이유
자궁경부암은 세포 변화가 일어나는 이형증부터 상피내암을 거쳐 침윤암(1기~4기)으로 진행된다. 병의 진행단계 특징이 명확해 조기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이 100%에 가까울 만큼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치료는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 치료 등이 있다. 적절한 검진으로 암이 되기 전 단계인 상피내 종양에서 발견된다면 자궁을 들어내지 않고 자궁경부의 중앙부위만 잘라내는 자궁경부 원추 절제술로 완치할 수 있다. 또한 침습암으로 진단되더라도 암의 병기가 1기이면서 암세포 침투 깊이가 3mm 미만인 경우 자궁경부 원추 절제술로 완치가 가능하며 암의 크기가 2cm 을 넘지 않으면 자궁경부와 질의 일부분만 잘라내고 질과 자궁을 다시 연결해주는 광범위 자궁목 절제술을 시행하면 향후 임신과 출산을 기대할 수 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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