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화력발전 절반 있는 충남 “일률적 전기요금 인상 반대”

도내 생산 전력 절반 이상 타 지역으로
생산 과정 환경 피해는 고스란히 부담
도 “전기 생산 지역의 요금은 낮춰줘야”

충남 당진 화력발전소 인근 마을에 대형 송전탑이 우뚝 솟아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정부가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8.0원(현대 요금 대비 약 5.3%) 일제히 인상한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충남도는 이런 일률적인 전기요금체계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남도 관계자는 16일 “전국 최대 석탄화력발전소 집적지이자 가장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충남도의 경우는 다른 지역에 비해 요금이 낮아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에는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58기 중 29기가 있다. 지난해 기준 발전량은 10만7812GWh(화력 8만8859GWh)로 국내 총발전량 59만4392GWh의 18%(화력 15%)로 전국 1위 수준이다. 특히 도내에서는 지역 생산되는 전력의 47%인 5만259GWh만 사용하고 나머지 53%는 다른 지역으로 보낸다. 이 과정에서 도민들은 온실가스·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보고 있다. 또 생산된 전력을 보내기 위해 설치된 수많은 송전선로로 인해 소음·전파장애 등 생활환경·건강상의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크다.

충남도는 이런 내용 등을 반영해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 3월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현재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이 특별법안은 사회적 비용이 반영된 ‘공정한 전기요금제’로의 개편을 지향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 법안에 대해 “지금까지는 대규모 전력 생산 지역에 대해 그동안 희생만 강요해 왔지만, 이제는 그런 불공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지역별 전력자급률에 따라 다른 전기요금체계를 적용한다면 전력의 과다사용을 억제하고, 각 지자체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원 충남도 에너지정책팀장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현행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면서 “하루빨리 특별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전기를 많이 생산하는 지역의 전기요금은 상대적으로 낮게 하고, 그렇지 않은 지역의 요금은 높게 하는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지역별로 전기요금에 차등을 두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국회 토론회를 열고, 대정부 건의를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도는 또 특별법안의 국회 통과와 별도로 충남지역에 적절한 전기요금체계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를 마련하기로 하고 충남연구원에 용역도 의뢰해 놨다.

한편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 달 전기 사용량이 332kkwh인 4인 가구의 경우, 올해 초 대비 월 전기요금은 약 3000원 늘어나게 된다. 1인 가구(230kwh)는 2090원, 2인 가구(289kwh)는 2640원, 3인 가구(298kwh)는 2700원가량 전기요금이 각각 오른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