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공무원 유착 드러날까…충북교육청 납품비리 수사 초읽기

박건영 기자 2023. 5. 1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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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학교와 기관에 냉난방기를 부정 납품한 국내 대기업 대리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충북경찰청은 냉난방기 부정 납품 사건을 도교육청의 수사 의뢰가 들어오는 대로 입건 전 조사(내사)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들 업체가 도교육청뿐만 아니라 타 기관에도 냉난방기를 납품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부정 납품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다면 수사가 지역 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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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납품 대기업 대리점 2곳·뇌물의혹 등 공무원 2명 수사 의뢰
경찰, 정식 수사 전환 예정…업주·공무원 관계 규명 주력
충북교육청 정문 전경/ 뉴스1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충북지역 학교와 기관에 냉난방기를 부정 납품한 국내 대기업 대리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충북교육청 조사 결과 부정 납품 의혹이 상당수 사실로 확인되면서 공무원과의 유착 관계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충북경찰청은 냉난방기 부정 납품 사건을 도교육청의 수사 의뢰가 들어오는 대로 입건 전 조사(내사)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국내 대기업 청주지역 대리점 2곳이 도내 학교와 기관 등에 냉난방기를 부정 납품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내사를 벌여 왔다. 다만 도교육청의 감사가 진행되고 있어 정식 수사로 전환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10일 도교육청은 감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 사건과 관련한 대리점 2곳과 시설직 공무원 2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도교육청은 2018년부터 2023년 3월까지 조달청 다수 공급자 계약에 따라 학교, 기관에 공급된 냉난방기 8800여 대를 전수조사한 결과 대리점 2곳이 267대를 부정 납품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업체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이 아닌 3~4등급 제품을 설치했다. 이렇게 설치된 냉난방기는 A사 대리점 263대, B사 대리점은 4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대리점과 공무원의 유착이 있었는지다. 교육청은 업체로부터 에어컨을 저렴하게 구매해 자택에 설치한 시설직 공무원 C씨를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했다.

교육청은 부정 납품 당시 업체 관계자들이 감독 공무원에게 뇌물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정 납품 업체에 아들을 아르바이트로 취업시켜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 다른 시설직 공무원 E씨에 대해서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질의한 법 위반 여부 답변을 토대로 수사선상에 올릴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보은의 모 초등학교 냉난방기 설치 때 멀티형(천장형)을 패키지형으로 설치한 공무원 D씨도 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다.

수사가 시작되면 경찰은 업체가 냉난반기를 부정 납품하는 동안 공무원들이 이를 알고도 눈을 감아줬는지, 관리·감독에 소홀했던 건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업체와 공무원 사이에 금품이 오고 간 사실이 있는지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수사 과정에서 비리에 연루된 공무원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수사가 타 기관으로 확대될지도 관심이다. 이들 업체가 도교육청뿐만 아니라 타 기관에도 냉난방기를 납품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부정 납품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다면 수사가 지역 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까지 경찰에 수사의뢰는 들어오지 않았으나, 도교육청은 조만간 감사 결과 자료와 서류 등을 경찰에 넘기고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도교육청으로부터 통보받은 게 없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수사 의뢰가 들어오는 대로 수사에 착수해 사건을 다각도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충북교육청 냉난방기 부정 납품 비리 문제는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공익제보로 제기된됐다. 그러나 당시 도교육청은 냉난방기 부정납품 사실을 적발하고도 담당 공무원을 '주의' 처분하는데 그쳤다. A사나 대리점에 대해 수사의뢰나 부정당업체 제약 등의 후속 조처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부정납품 사실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교직원 39명이 무더기로 수사의뢰, 징계 등 처분을 받게 됐다.

pupuma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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