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부 책임지는 K무비…76회 칸영화제 오늘(16일) 개막

조연경 기자 2023. 5. 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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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회 칸국제영화제 16일~27일 프랑스 칸 개최
개막작 조니뎁 복귀 '장 뒤 배리'·폐막작 픽사 애니 '엘리멘탈'
한국영화 경쟁부문 없이 장·단편 7편 최다 초청
송강호·임수정·이선균·송중기·제니 등 아티스트 총출동
배우 송강호 임수정 이선균 송중기, 그리고 블랙핑크 제니 등이 제76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과 함께 영화제에 참석한다. 〈사진=JTBC엔터뉴스 DB〉

제76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사진=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은 없지만, 섭섭하지 않은 초청을 받았다. 한국 영화와 영화인들이 어느 때보다 대규모 군단으로 칸 출장길에 오른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FESTIVAL DE CANNES·이하 칸영화제)가 16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개막한다. 올해 개막작은 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의 복귀작 '장 뒤 배리(Jeanne Du Barry)', 폐막작은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이자 피터 손 감독의 신작 '엘리멘탈(Elemental)'이다.

한국 영화는 비경쟁 '거미집(김지운 감독)', 미드나잇 스크리닝 '탈출: PROJECT SILENCE(김태곤 감독)', 주목할만한 시선 '화란(김창훈 감독)', 비평가 주간 '잠(유재선 감독)', 감독 주간 폐막작 '우리의 하루(홍상수 감독)' 등 장편 5편과, 전세계 영화 학교 학생들의 우수한 단편 연출작을 소개하는 라 시네프 부문에 나란히 초청 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이씨 가문의 형제들(서정미 감독)', 한국영화아카데미 '홀(황혜인 감독)' 2편까지 총 7편이 칸의 무대에서 전세계 영화인들을 만난다.

지난해 칸영화제 포문을 톰 크루즈 열었다면 올해는 조니 뎁이 있다. 전 부인 앰버 허드와 사생활 논란에 휩싸여 오랜 시간 명예훼손 재판을 진행했던 조니 뎁은 승소 후 '장 뒤 배리'로 약 3년 만에 공식 복귀한다. 칸영화제가 무대를 마련했다. '장 뒤 배리'는 프랑스 왕 루이 15세와 그의 마지막 정부이자 동반자 장 뒤 배리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젊은 노동자 계급 여성이 자신의 지성과 매력을 이용해 사교계 사다리를 한 단계씩 올라가는 과정을 전한다. 조니 뎁이 루이 15세를 맡아 연기했다.

폐막작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그리고 흙의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디즈니·픽사의 전매특허 애니메이션이다. '인사이드 아웃' '소울'을 통해 전세계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냈던 디즈니·픽사가 이번엔 새로운 세계 엘리멘트 시티로 초대한다. 불과 물이라는 극과 극 성향의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모험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고민과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 칸영화제의 마지막 상영을 장식할 전망. 고인물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칸영화제의 뚝심 있는 선택이 흥미롭다.


경쟁하지 않는 한국 영화는 여유롭게 칸영화제를 즐긴다. 특히 올해는 장편 영화 5편 모두 영화제 후반부에 공식 상영 및 일정 등이 배치돼 K무비에 대한 집중도가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톱배우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며, 블랙핑크 제니는 해외 작품으로 칸영화제 참석을 확정해 글로벌 행보에 방점을 찍는다.

유종의 미는 비경쟁 부문 '거미집'이 거둔다. '거미집'은 25일 오후 10시 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레드카펫과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진행하고 26일 오전 포토콜과 기자회견을 치른다. 김지운 감독을 필두로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크리스탈)이 모두 칸으로 날아간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김감독이 검열 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며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일들을 그린다.

한국 영화에 우호적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을 올해도 채웠다. '탈출: PROJECT SILENCE'는 21일 밤 12시 30분(22일 0시 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최초 공개된다. 제작자 김용화 감독과 김태곤 감독,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이 레드카펫을 밟는다. '탈출: PROJECT SILENCE'는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극한의 사투. 또 한 편의 재난 영화가 해외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주목된다.

'화란' 팀은 감독 배우 모두 칸영화제 데뷔전을 치른다. 24일 오전 11시 드뷔시 극장에서 공식 스크리닝을 진행하고, 오후 9시 30분 레드카펫, 25일 오전 11시 공식 포토콜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와 제작사 사나이픽처스 관계자들을 비롯해 김창훈 감독과 송중기 홍사빈 김형서(비비)가 칸의 공기를 만끽한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 저예산으로 송중기가 노개런티 출연했다.

이선균은 두 작품으로 동분서주한다. '기생충' 이후 작품을 찍으면 칸에 초청 받는 배우 라인업에 든 모양새다. 정유미와 함께 21일 오전 11시 비평가 주간 초청작 '잠'의 포토월과 무대인사에 참여한다. 비평가주간은 프랑스 비평가협회가 주관하며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 섹션.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 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사연을 전한다. 정유미는 네 번째, 이선균은 세 번째 칸 초청이다.

홍상수 감독은 30번째 장편 영화 '우리의 하루'가 감독 주간 폐막작에 선정되면서 12번째 칸의 부름을 받았다. 감독 주간은 프랑스 감독 협회가 기존의 칸 영화제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영화들을 소개하기 위해 1969년 처음 신설한 부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뮤즈 김민희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알려진 바. 김민희와 함께 기주봉 송선미 박미소 하성국 김승윤 등이 출연한다. 감독 주간 집행위원장 쥴리앙 레지는 "김민희가 어떻게 진정한 여배우가 됐는지 이야기 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고 평했다.

글로벌 걸그룹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블랙핑크 제니는 첫 연기 도전작으로 칸 무대에 서게 됐다. 단단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영화는 아닌, 비경쟁 부문 초청작 미국 HBO 드라마 '디 아이돌(The Idol)' 출연 배우 자격으로 22일 레드카펫과 상영회 참석을 결정했다. '디 아이돌'은 캐나다 출신 팝 슈퍼스타 위켄드가 제작하고 HBO '유포리아' 샘 레빈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떠오르는 팝 아이돌을 둘러싼 관계들과 음악 산업 세계에 대한 내용이다. 위켄드와 제니, 릴리 로즈 뎁, 트로이 시반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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