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발 코인 악재에…게임업계 불똥 튈까 우려 [IT돋보기]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정치권 코인 로비 의혹이 불거지자 P2E 게임을 준비하던 게임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산업 자체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거론된 게임사들은 연루 사실을 부인하며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되는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대표 장현국)는 15일 "위메이드가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위메이드는 가짜 뉴스를 생산 및 유포하는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하고 민형사상의 모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강도 높은 입장을 내놨다. 이는 한국게임학회가 국회 로비 의혹을 제기한 지난 11일 "로비는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한 지 나흘 만에 나온 추가 입장이기도 하다.
MBX 코인 연루 의혹이 제기됐던 넷마블(대표 권영식, 도기욱) 역시 12일 "마브렉스는 MBX 코인과 관련된 최근의 언론 보도에 대해 김남국 의원을 포함해 어느 누구에게도 사전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일체 없음을 밝힌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정치권에는 김남국 의원이 가상자산을 대량 보유해 거래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여기에 한국게임학회가 10일 '위믹스 사태와 관련해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에 대한 전수 조사를 요구한다'는 성명을 내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P2E 업체와 협단체가 국회에 로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등 '이익공동체'가 형성됐다는 게 학회 측 주장인데 정치 이슈가 게임업계로까지 불똥이 튄 이유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게임업계 로비 의혹 전반을 조사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이렇듯 논란이 확산하자 게임업계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P2E 게임, 이른바 돈 버는 게임의 국내 허용이 난망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P2E 게임은 사행 방지를 위해 환전을 금지하는 게임법에 의거해 국내에서는 심의 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4월 국무조정실이 P2E 게임 규제 완화 파급 효과 연구를 예고하는 등 변화된 기류가 감지됐으나 이번 논란을 계기로 다시금 논의가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은 "정치권과 의원 개인의 문제인데다 의혹 단계인 사안으로 게임산업과는 별개로 분리해 따져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P2E 게임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방향을 보이던 정부가 이번 사태로 인해 입을 닫아버릴 여지가 크다. 새로운 출구를 찾던 게임업계로서는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는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가상자산이 국내 제도권에 편입되는 계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특히 유럽의 경우 가상자산 규제 기본법안(Market in Crypto-assets, MiCA)을 통과시킨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를 모델 삼아 관련 규제를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MiCA는 가상자산의 발행 및 거래 투명성, 인증 및 관리‧감독에 관한 내용을 다룬 규제 법안이다.
유럽과 달리 국내는 아직까지 가상자산을 총체적으로 다룬 법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일부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국회 계류 중이나 이렇다 할 진전은 없는 상태다. 지난해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개정돼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 의무 등이 부과됐으나 해당 법안만으로는 가상자산 시장을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대세다. 더불어민주당은 논란의 출구 전략으로 고위공직자가 가상자산을 신고할 수 있는 법안을 5월 내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P2E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 관계자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유럽의 MiCA처럼 국내에서도 허가제, 실명제 등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계기가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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