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비만 원인” 美급식서 초코·딸기우유 퇴출 위기
미국 학교 급식의 인기 메뉴였던 초코우유 등 가향우유가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농무부(USDA)는 초등·중학교 급식에서 초코, 딸기 등 향료가 첨가된 우유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가향 우유에 첨가당이 들어가 있어 어린이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미국 학교 급식에서 제공되는 가향 우유는 대부분 초코우유다. USDA는 올해 초에도 학교 급식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가향 우유에 대한 추천은 유보했다. 2021년 한 조사에 따르면, 가향 우유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섭취하는 첨가당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학부모와 아동 영양 전문가, 급식 관계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유년기 아이들이 단맛에 익숙해져 단 음료만 선호하는 식습관이 형성될 수 있고, 소아 비만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주장과 “가향 우유 제공을 중단하면 아이들의 우유 소비량 자체가 감소하고, 칼슘 등 다른 영양소 섭취량도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원 교수 에리카 로렌 케니는 “가향 우유에는 첨가된 설탕이 많기 때문에 이를 제한하는 게 이치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8개 학군의 급식을 담당하는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데다 필수 영양소가 들어있는 제품(초코우유)을 두고도 ‘이건 마실 수 없어. 흰 우유만 마셔야 해’라고 말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콜로라도의 한 공립학교 영양 담당자인 제시카 굴드도 “초코우유 유통에 문제가 생겨 급식으로 제공하지 못했을 때가 있었다”며 “그때 학교의 우유 소비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했다.
WSJ는 “USDA가 가향 우유 제공을 허용한다는 결정을 내리더라도 우유에 들어가는 첨가당 양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USDA 식품영양국장은 “이는 우리가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문제다”라며 “우리는 아동이 우유를 소비하도록 장려하는 동시에 그들이 섭취하는 첨가당 양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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