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값 좀 더 내릴까”…여객 좌석 크게 늘린 외국항공사
지난달에만 200만명이 외항사 선택
여행 수요 증가에…韓시장 선제 공략
16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외항사 국제선의 공급석과 여객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97만7934석(여객 71만2834명)에 그쳤지만 올해 1월부터 169만1776석(여객 137만1545명)을 돌파하며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외항사의 국제선 공급 비중도 30%에 달한다.
운항 일수가 적었던 2월에는 국제선 공급석 158만1799석, 여객 131만9715명으로 다소 줄어들었지만 3월에는 177만7885석(여객 137만3965명)을 공급했다. 지난달에는 199만9823석(여객 150만5390명)으로 200만석에 육박했다.
항공업계에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을 하며 국제선 26곳을 ‘경쟁 제한 우려’ 노선이라 지적했기 때문이다. 해당 노선은 미주(5개), 유럽(6개), 중국(5개), 동남아(6개), 일본(1개), 기타(3개) 지역으로 슬롯·운수권이 재배분될 예정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던 슬롯 17개 중에서 7개를 영국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에 넘기도록 지시했다”며 “유럽연합(EU), 미국, 일본의 승인이 남아있는 것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슬롯·운수권을 반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외항사들은 이같은 ‘빈틈’을 노리고 나선 것이다. 국내에선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에 배분될 파리, 로마 노선을 노리고 있다. 문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미주·유럽과 같은 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수 있는 기종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배 연구원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항공사의 기재는 빠르게 늘어날 수 없는 구조”라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항공사들도 여객 수요 회복에 맞춰 기재를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빠르게 기재를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이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공정위가 “경쟁 외항사와 국내 LCC의 적극적 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단기적으로는 외국 대형항공사(FSC)가 빈틈을 메울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미 외항사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으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비엣젯항공(126.7%), 델타항공(103.5%), 베트남항공(100.3%)은 지난 3월에 회복률 100%를 넘겼다.
외항사 승객이 늘어나자 한국 항공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외항사가 빨리 치고 들어오면서 통합에 따른 독과점 우려는 줄어들었을 것”이라면서도 “국제선에서 한국 국적사의 비중이 작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광옥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외항사가 한국 시장을 점검하려는 차원에서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LCC도 투자를 늘리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통합 이후에는 인천공항 허브 전략 등을 통해서 다시 국제선 승객을 찾아오는 전략을 미리 짜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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