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가 "투자중독" 진단한 빚더미 위기의 부부
오은영 "투자 아닌 사기 당해…돈·외로움 두 취약점 탓" 치료 권고
12년 전 처음으로 만난 두 남녀가 있다. 남자는 밝은 성격의 여자에게, 여자는 추진력 넘치는 남자에게 끌렸다. 두 사람은 첫 만남 뒤 두 달 만에 결혼했다. 좋았던 시절은 잠시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은 심해졌다. 이들 부부는 결국 처남의 사연 신청으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을 찾았다.
부부에게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아내는 "계속되는 갈등과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 때문에 찾아왔다"고 했다. 남편은 "다시 가정에 웃음을 되찾고 싶다"고 했다. 남편의 말에 아내는 "이미 믿음이 많이 없어진 상태라 변화가 없을 것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16일 방송된 '결혼지옥'에서는 까도 까도 나오는 빚 때문에 오은영 박사를 찾은 부부가 등장했다.
어느 주말 아침 남편이 아이들과 외출에 나섰다. 그는 "평소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못해 시간이 나면 나가려고 한다"며 자상한 아빠의 모습을 드러냈다. 가족 외출에도 아내는 홀로 집에 남았다. '왜 함께 나가지 않냐'는 제작진 물음에 남편은 "가족 모두가 나가는 경우는 드물다. 아내는 혼자 집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저녁에도 갈등은 계속됐다. 아내는 아들이 손에 든 비행기 장난감에 "이걸 또 샀어?"라고 못마땅해 했다. 남편은 아내가 이미 해놓은 잡채와 오징어볶음이 있는데도 또다시 많은 요리를 만들어냈다. 결국 아내는 남은 음식들을 보고 한숨만 내쉬었다. 아내는 "자금이 없을 때는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내비쳤다.
그날 밤 아내는 "빚에 대한 서류를 보여달라"며 남편에게 말문을 열었다. 알고 보니 남편은 총 3번의 투자 실패로 2억 9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이 상의 없이 무리한 투자를 했고, 그로 인한 빚이 생긴 것을 최근에 알았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빚이 정확히 얼마인지 전부 공개하는 내용의 각서까지 작성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남편은 각서 내용과 달리 "빚이 얼마인지 봐서 뭐 할거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후 아내가 근저당 설정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자 남편은 "이해도 못 하는데 무슨 얘기를 하냐"며 언성을 높였다. 그는 "아내가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도 구분 못 할 정도로 경제관념이 부족하다"고 아내를 질타했다.
이들 부부 대화를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게 "아내가 경제를 아느냐, 모르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라며 "당연히 해야 하는 의논을 안 한 것에 대해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정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는 오 박사 요청으로 부부는 재무 상담을 받았다. 전문가는 상담 중 "왜 이렇게 보험료를 많이 내는 거냐"고 물었다. 빚더미에 앉은 상황에서도 부부 합산 월 250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었던 탓이다.
아내는 "최근까지 남편이 사망 보험료만 월 400만원을 냈었다"고 전했다. 이에 남편은 "아이들에게 빚을 대물림해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고 해명했다.
오 박사는 남편이 투자를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돈'과 '외로움'이라는 두 가지 취약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남편은 투자 중독이 맞다"면서 중독을 인지하고 치료 받기를 권고했다. 특히 "아내의 신용마저 무너지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다"며 부부의 경제권을 철저히 분리할 것을 조언했다.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2049 시청률에서 1.6%를 기록해 뉴스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오 박사가 갈등 상황을 진단하는 장면에서는 분당 최고 시청률 4.2%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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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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