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뛰고 거래 늘고… 2차전지, 아파트 시장도 달군다
LG엔솔 등 들어선 오창읍
‘롯데캐슬’ 올해 60건 거래
삼성SDI 있는 천안도 훈풍
‘천안시티’ 매매가 1억 올라
지자체 기업 유치경쟁 후끈
전기차의 최고 핵심 부품인 배터리(2차전지)가 부동산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6일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2차전지 수요는 올해 687GWh(기가와트시)에서 오는 2035년에는 5.3TWh(테라와트시·1TWh는 1000GWh)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차전지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부동산 업계에서는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입주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정부가 2026년까지 39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6대 첨단산업’에 2차전지가 포함되면서 2차전지 수혜 지역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전지 기업, 부동산 판도 뒤흔든다 =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조선, 자동차, 반도체에 이어 2차전지가 미래 국내 경제를 먹여 살릴 핵심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며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입주가 중장기적으로 지역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방 부동산 시장의 깊은 침체 속에서도 2차전지 관련 기업이 들어선 지역 일대 부동산은 선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국내 1위 2차전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등이 자리한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의 ‘롯데캐슬 더 하이스트’ 아파트는 올해만 60건이 거래됐다. 청원구에서 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전용면적 84㎡ 타입은 지난 3월에 4억 원을 다시 넘어서는 등 가격도 회복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4월에는 인근 ‘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 1순위 청약도 흥행에 성공했다. 평균 4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인포 분석 결과, 충남 천안시에서도 2차전지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SDI 사업장이 자리를 잡고 있는 서북구의 부동산 가격이 잘 방어되고 있었다. 삼성SDI와 마주하고 있는 성성동 ‘천안시티 자이’ 단지의 전용면적 84㎡는 올해 3월 5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1월 거래보다 1억 원 이상 뛴 가격이었다.
최근 충북 음성군의 ‘음성 우미린 풀하우스’는 계약률이 많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음성군에 2차전지 관련 기업이 몰린다는 소식이 들리면서다. 분양 관계자는 “2차전지와 연관된 기업들이 입주하고 있고, 지역에 산업단지 개발이 꾸준해 중부권을 대표하는 산업도시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며 “아파트의 미래 가치가 오를 것으로 생각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도 2차전지 기업 유치 분주 = 2차전지 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지자체들도 2차전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2차전지 거점 도시가 속속 등장할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관측이다. 일례로 음성군은 2차전지 시험인증 특화 클러스터 조성, 2차전지 기업 유치, 미래 모빌리티 핵심산업 육성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져 지역 부동산 시장을 꿈틀거리게 하고 있다. 2차전지 전극 전문 생산기업 JR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음성군과 5년간 3056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본사도 음성군으로 옮기고, 음성 용산산업단지에 연내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신설한다. 앞서 이스라엘 태양광업체 ‘솔라엣지테크놀로지스’ 자회사인 ‘코캄’은 음성 충북혁신도시에 연간 생산량 2GWh 규모의 배터리셀 공장 ‘셀라2’를 완공했다.
음성 성본산단에는 2차전지 전자석 탈철기(2차전지를 만들 때 대표적 불순물인 철을 제거해주는 장비)를 제조하는 대보마그네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온교환막을 제조하는 더블유스코프코리아, 전해질 고기능성 첨가제를 제조하는 렉쎌, 2차전지 전해질 첨가제 및 반도체용 전자소재를 제조하는 국전약품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 지역 중개업계 관계자는 “중개업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인곡산단에도 국내 대표 배터리 업체의 투자가 진행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전했다.
전북 새만금국가산단도 2차전지 중심의 산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9월 개청 이후 지금까지 10여 년 사이에 새만금국가산단은 2차전지 업종에서만 14건, 총 4조1681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전남 광양시에도 2차전지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광양 동호안 부지에 4조4000억 원을 들여 2차전지 소재를 비롯한 신성장 사업을 추진한다. 이 밖에 울산과 경북 포항시는 정부가 국가 첨단 전략 산업으로 키우려는 2차전지 특화 단지 유치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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