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돌아온 ‘대동여지도’ 특별 공개됐다

도재기 기자 2023. 5.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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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환수 후 국립고궁박물관서 일반 공개
기존 ‘대동여지도’보다 상세, 학술적 가치 높아
지난 3월 일본에서 환수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16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 공개됐다. 문화재청 제공

지난 3월 일본에서 환수돼 화제를 모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6일 “오늘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대동여지도’의 특별공개전인 ‘다시 마주한 우리 땅, 돌아온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열어 국민들이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대동여지도’는 조선 최고의 지리학자·지도 제작자인 고산자 김정호(1804~1866년·추정)가 목판에 새겨 만든 전국지도다. 1861년에 처음 제작해 간행한 뒤 추가로 일부 내용을 수정·보완해 1864년에 다시 만들었다. 조선 국토 전체를 남북 22단으로 구분해 각 첩에 담고, 각 첩은 동서 방향으로 부채처럼 접고 펼 수 있게 한 지도다. 22첩 전부를 펴서 위아래로 이어 붙이면 가로 약 3.3m, 세로 약 6.7m에 이르는 전국지도가 된다.

표지를 제외한 ‘대동여지도’. 문화재청 제공

현재 국내외에 전하는 ‘대동여지도’는 38건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성신여대 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각각 소장돼 있는 ‘대동여지도’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돼 있다. 또 ‘대동여지도’를 새겨 놓은 목판은 12장이 전해지고 있는데 역시 보물로 지정돼 있다. 목판의 재질은 수령 100년 정도의 피나무로 확인됐다. 목판은 앞뒤 양면에 모두 지도를 새겼으며, 일부 해안 도서지역을 새길 경우 여백에는 다른 지역을 새겨 목판의 활용도를 높이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지도는 기존 ‘대동여지도’들과 달리 1864년 제작한 목판본 위에 필사본 지도인 ‘동여도(東輿圖)’의 내용을 추가로 기록한 지도여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에 널리 알려진 목판본인 ‘대동여지도’와 지리 정보 등이 훨씬 많은 필사본 ‘동여도’를 하나로 합친 것으로, 기존 ‘대동여지도’의 한계를 보완하는 지도인 셈이다.

특별 공개되는 ‘대동여지도’는 기존 ‘대동여지도’들과 달리 목록 1첩이 더 있어 모두 23첩으로 구성돼 있다. 문화재청 제공

☞ 김정호의 새 ‘대동여지도’ 일본서 환수…‘동여도’ 정보 추가한 최초 지도로 “보물급”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303300905001

실제 백두산 일대가 묘사돼 있는 제2첩에는 기존 ‘대동여지도’ 목판본에는 없는 백두산 정계비(1712년 백두산에 세운 조선과 청나라의 국경선 경계 비석)와 군사시설 간의 거리가 적혀 있다. 또 울릉도 일대가 묘사된 제14첩에도 기존 ‘대동여지도’에 없는 울릉도로 가는 배의 출발지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김기혁 부산대 명예교수는 지난 3월 “이 ‘대동여지도’는 ‘동여도’의 내용이 필사돼 있는 지금까지 유일한 최초의 판본”이라며 “‘대동여지도’가 보급되면서 변용된 형태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동여도’는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보다 앞서 1856~1859년쯤에 제작한 전국지도다. ‘대동여지도’보다 많은 약 1만8000여 개의 지명과 당시 교통로, 군사시설 등의 지리정보를 담고 있다. 현재 모두 4건이 전해지고 있다. 이 중 서울역사박물관·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는 2건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평생을 지도 제작에 헌신한 김정호는 ‘동여도’보다 앞서 1834년에 채색 필사본 전국지도인 ‘청구도(靑丘圖)’도 만들었다. 현재 ‘청구도’는 3건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이들 ‘청구도’(1834년)와 ‘동여도’(1856~1859년 쯤), ‘대동여지도’((1861년, 1864년)는 김정호가 제작한 대표적인 전국 지도로 손꼽힌다.

국립고궁박물관 김인규 관장은 “이번 특별공개전은 ‘대동여지도’의 전체 모습을 보다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23첩(지도 22첩, 목록 1첩) 전체를 펼쳐 전시하고, 관람객들이 직접 지도의 내용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영상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전시장 바닥에 확대된 크기의 ‘대동여지도’ 인쇄물을 설치해 조선시대 우리 땅을 직접 발로 디뎌보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 지도학의 높은 수준을 확인하고 환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대동여지도’를 새긴 목판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청 제공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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