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국민건강 복지 실현
2020 체육백서(문화체육관광부, 2021)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60%는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건강, 여가선용, 자기계발, 진로 등을 위해 스포츠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스포츠활동 참여에 있어 모바일에 친숙한 대중은 스포츠소비를 위한 정보탐색을 웹사이트가 아닌 모바일 앱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포츠에 대한 최적화된 공공스포츠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은 전무하다.
이러한 서비스를 공공 영역에서 제공할 수 있는가? 공공 영역에서 이러한 정보서비스를 구축하여 국민에게 제공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과연 공공 영역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의 인력과 재원을 갖추고 있을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일례로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등과 같은 앱은 모든 국민에게 필요하고 요식업 사장님도 필요한 음식배달 플랫폼 서비스이지만, 공공 영역이 아닌 민간 영역에서 개발되어 전국민이 음식배달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잘 이용하고 있다.
국민에게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에 정부와 공공기관은 적절한 지원체계를 통해 민간 영역이 국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 및 보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시점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제안하고 싶다.
스포츠산업은 여전히 아날로그, 왜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 회장이 주창한 4차 산업혁명은 처음에는 먼 미래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우리는 현재 그 기술에 적응하고 주도적으로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 4차 산업의 융합기술이 사회 곳곳에 변화를 주고 있으며 사회, 문화, 비즈니스 등 전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의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기술로 기존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문화, 고객 경험 등을 개선하거나 새롭게 창출하는 과정이며, 이는 대중을 이해하고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과거 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테이프를 빌려보던 것이 아날로그 사회였다면, 현재는 넷플릭스(Netflix)나 유튜브(Youtube) 등을 통해 전 세계의 영상을 고객의 시청 습관과 선호도에 맞추어 실시간으로 디지털화시켜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만족도도 높이고, 관련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게 되는 것이 디지털 전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에 스포츠산업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스포츠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스포츠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에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아래 <그림 1>과 같이 이용자(참여자)와 제공자(지도자)가 각각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스포츠산업분야의 많은 부분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전문(엘리트)체육 일부에서 경기기록, 비디오판독시스템(VAR/Video Assistant Referee), 훈련방법 등의 디지털화는 이루어졌지만, 경기기록, 대진표, 선수 DB 관리, 공공체육시설 현황 등 여전히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공하는 2022년 전국 공공체육시설 현황은 시설 현황, 사진, 동영상, 실시간 예약, 이용요금등 상호작용이 가능한 데이터가 아닌 텍스트 파일로 소유기관, 면적, 등 기본정보만 제공되고 있다. 심지어 공공체육시설을 대관하려면 직접 해당 시설을 방문해 대관 현황을 확인한 후 서면으로 신청서를 작성하여 대관 예약을 해야 한다.
또한 매년 많은 예산이 들어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무료생활체육교실은 그 정보를 제공하는 전국 시·구·군체육회의 웹사이트에는 표준화되어 있지 않고, 해당 지방체육회에 따라 자체 구축이 아닌 포털사이트의 카페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실시간 접수 현황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본정보도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국민의 무료생활체육교실 참여를 위해서는 생활체육 프로그램에 대한 기본정보를 좀 더 홍보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 및 공공체육기관은 민간스포츠시설이 아닌 최소한 공공스포츠시설, 협회 등록선수, 생활체육 동호인 등의 DB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검증된 정보는 실시간으로 교환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을 시켜야 한다. 이는 국민과 스포츠산업관계자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될 것이며, 이곳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는 향후 체육학자, 유관기관 등에게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자료로부터 도출되는 다양한 연구결과는 정부가 더 효율적인 체육정책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공공 영역에서 공공스포츠정보에 대한 디지털 전환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민간 영역 스포츠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스포츠 앱의 역할
민간 영역의 스 포츠산업에 대 한 정보를 어떻게 디지털 전 환시킬 수 있 을까? 매년 문 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하는 <스포츠산업백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스포츠산업의 사업체수는 116,095개로 나타났고, 업체별로 종사자 수는 4인 이하의 업체가 전체 92.7%를 차지하고 있어 대부분의 스포츠사업체는 소규모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소규모의 민간스포츠산업체가 스스로 디지털 전환을 하기에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들의 사업상황을 살펴보면, 회원관리, 회비납부 현황 등 모든 부 분이 수기 장부로 관리되고 있으며, 이용금액 또한 현금결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매출누락 등의 탈세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소규모의 민간스포츠산업체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이러한 아날로그식 사업구조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이는 회원관리도 불편할 뿐더러 실제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고 싶어도 효율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매우 불편해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영역의 스포츠산업체의 디지털 전환은 민간 영역 스포츠 앱의 개발 및 보급으로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골프존’, ‘김캐디’ 등의 골프 관련 앱은 골프장정보, 예약정보, 쇼핑몰정보, 지도자정보, 레슨정보, 스크린골프예약, 나의 스윙모습 등 실시간으로 양질의 골프산업정보를 상호교환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어 골프초보부터 고수, 골프산업관계자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며 민간골프산업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또한 ‘숨고’, ‘다짐’, ‘운동가’, ‘에브리핏’, ‘나코차’ 등 스타트업(Start-up)기업에서 개발한 앱은 온라인을 통해 스포츠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지도자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직접 예약, 결제, 할인 등의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줌으로써 민간스포츠산업 영역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스포츠종합정보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신의 운동능력 기록 다이어리, 홈트레이닝 운동방법, 운동영양 및 처방시스템, 실시간 온라인코칭 서비스 등 개인 스스로 운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수많은 앱이 개발되어 민간스포츠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민간 영역의 앱은 공공 영역이 제공하지 못하는 대중의 스포츠소비를 최적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Insights)를 통한 최적화된 국민건강 스포츠복지 실현
정부 및 공공체육기관이 모든 스포츠산업분야를 디지털 전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 민간 영역을 지원하여 그들의 역할을 키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K-Sports Acceleration,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스포츠산업 예비초기창업기업 사업화 지원 등의 지원 사업은 스포츠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스포츠창업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원 사업은 스포츠산업과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융합, 디지털 전환을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인 공공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정부 및 공공체육기관은 지원 예산을 증대시켜 예비창업자부터 초기, 도약기업 등 성장단계별로 체계적인 지원을 하여 보다 많은 스포츠창업기업에 기회를 제공하고 그 기업이 글로벌기업 및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민간스포츠산업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되어 고용 창출, 스포츠산업의 전문화,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키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디지털 전환은 시대적 요구이다. 정부가 스포츠를 지원하거나 통제하는 것은 기본 역할과 책무이며, 스포츠산업의 디지털 전환에도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스포츠의 올바른 본질적 가치를 지키면서 동시에 대중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스포츠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스포츠산업의 방향성 설정, 제도화 등 주도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스포츠산업이 디지털 기술에 의한 수동적인 변화가 아니라, 공공 영역이 지원하고 민간 영역이 함께 발전해 나가는 협업(collaboration)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된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를 갖고 최적화된 국민건강 스포츠복지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123호에 게재된 기고문 입니다.
*이번 호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과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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