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만 11명 지명, 그래도 1, 2순위는 확실했다

김종수 2023. 5.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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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돌아보기⑬] 2010년 드래프트(+혼혈 드래프트)

 

2010년 신인드래프트는 2009년과 비교해 선수층에서는 별반 차이가 나지않는다. 몇몇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자리를 잡은 선수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드래프트를 '약체', '골짜기' 등으로 부르지는 않는 모습이다. 1, 2순위로 지명된 박찬희, 이정현이 워낙 확실한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선수로서의 활약도가 꼭 지명순서대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자신들이 왜 드래프트에서 1, 2번으로 뽑혔는지를 확실히 증명했다. 둘은 나란히 KGC에 입단해 이전까지 우승은 커녕 챔피언결정전 진출조차 없었던 팀의 강팀 도약에 힘을 보태게되는데 여기에는 구단의 통 큰 결단과 운도 상당수 작용했다는 평가다.


2009~10시즌을 앞우고 팀의 주전포인트가드 주희정을 트레이드로 보낸 KGC는 본격적으로 전력 재정비 및 리빌딩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외국인선수 나이젤 딕슨을 부산 KT로 보내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게되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2010년 드래프트에서 자신들과 KT가 나란히 1, 2순위에 걸렸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두장의 지명권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혜택이 아닐 수 없었다.


해당 드래프트에서는 가드가 대세였다. 특히 '3박'으로 불리던 박찬희, 박찬성(개명전 박유민), 박형철의 포인트가드 3인방이 유력한 로터리픽 후보로 꼽혔다. 그런점에서 이정현의 2순위 지명은 당시로서는 의외다는 평가도 많았다. 각 농구 커뮤니티에서도 ’아까운 2픽을 날렸다‘며 부정적인 반응일색이었고 당사자인 이정현조차 예상보다 높은 지명 순위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이정현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 슈팅가드로 성장하게 된다.


3박이 유력한 로터리픽 후보로 예상됐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당 드래프트는 전체적으로 가드 포지션이 강세였다. 3라운드까지 총 21명이 뽑힌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명이 가드였다. 1라운드 1~5순위 지명자 또한 모두 가드 포지션에서 나왔다. 유달리 가드자원이 풍족하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포지션이 약세였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혼혈드래프트도 빼놓을 수 없다. 직전해 전태풍, 이승준, 문태영 등 5명의 혼혈선수가 선발되며 리그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는데 그 연장선에서 2010년 혼혈 드래프트에 대한 관심도 적지않았다. 아쉽게도 7명이 참가한가운데 단 한 장의 지명권 밖에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뽑힌 한명의 존재감이 너무 컸다. 다름아닌 문태종이었기 때문이다.
 


3점슛에 발목을 잡힌 전천후 가드 박찬희


2010~11시즌 이정현의 활약도 빛났지만 이정현은 신인중 넘버2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더 큰 재능을 보여준 박찬희(36‧190.3cm)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시절부터 주목받았던 선수답게 해당시즌 신인왕에 오르는 등 프로 첫 해부터 펄펄 날며 범상치 않은 재능을 뽐냈다. 좋은 시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리딩, 속공전개 능력이 인상적인 정통파 1번이면서도 빈틈이 보인다 싶으면 질풍처럼 파고들어 상대 수비진을 찢어버리는 슬래셔의 모습도 보여줬다.

 

무엇보다 박찬희는 자신만의 확실한 경쟁력이 있었다. 190㎝ 장신 퓨어가드는 예전은 물론 현재까지도 드물다. 거기에 운동능력,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대인 수비에서도 강점을 보였던지라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용됐다. 그야말로 토털패키지같은 존재였다.


모 유명 개그맨이 예능 프로에서 입버릇처럼 내뱉은 말이 있다.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할 수 있습니다‘. 박찬희가 딱 그랬다. 부족함 없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였지만 슈팅력 하나가 부족했는데 그 부분은 선수 생활 내내 박찬희의 발목을 잡았다. 하나의 단점이 모든 장점보다도 두드러진 안타까운 케이스였다고 볼 수 있다.


포인트가드에게 슈팅력은 필수다. 슈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오픈 찬스가 왔을 때 준수한 확률로 성공시켜줄 정도는 되어야 한다. 단순히 팀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오픈슛이 들어가야 수비가 자신을 경계하고 돌파든 패싱게임이든 다른 플레이가 원활해진다. 슛이 일정 수준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상대가 수비하기 쉬워져 다른 잘하는 것까지 함께 다운될 수 있다. 반면 슈팅력이 좋은 1번은 그로 인해 다른 부분에서까지 반사이익을 받는다. 신기성, 김낙현 등이 대표적 케이스다.


신인 시절만 해도 박찬희가 이 정도까지 외곽슛으로 애를 먹을 줄은 예상하기 힘들었다. 정교하지는 못해도 자신에게 찬스가 오면 어느 정도 성공시킬 정도는 됐다. 첫 시즌 133개를 던져 40개(30.08%)를 성공시킬 때까지만 해도 무난한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향후 경험이 쌓이면서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시즌의 3점슛 기록은 그의 커리어하이에 가까웠다. 이후 지금까지 뛰어오면서 첫 시즌을 제외하고 3점슛 성공률 30%를 넘은 것은 2018-19시즌 한번(32.2%) 뿐이다. 성공률은 당시가 근소하게 앞서지만 성공갯수, 시도횟수에서는 첫시즌이 가장 좋다. 평균 득점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이 이때가 유일하다.


3점슛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서 그랬던 것일까. 신인시절 이후 박찬희는 단한번도 경기당 3점 시도 횟수가 평균 3회를 넘어본 적이 없다. '꾸준히 던져야 는다'는 지적도 많았으나 자신감을 상당부분 상실한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던지기는 쉽지않았을 것이다. 스포츠에 만약이란 없지만 박찬희가 최소 신인시즌만큼만 3점슛을 던졌다면 그의 커리어는 여러 가지면에서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는 평가다.

◆ 박찬희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508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6.9득점, 2.8리바운드, 4.4어시스트, 1.3스틸 ​
⁕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1년 10월 18일 서울 삼성전 = 25득점 / 3점슛 성공 ☞ 2011년 10월 18일 서울 삼성전 = 5개 / 어시스트 ☞ 2017년 2월 16일 원주 동부전 = 14개 / 리바운드 ☞ 2017년 2월 2일 서울 삼성전 = 10개 / 스틸 ☞ 2018년 2월 7일 원주 DB전 = 6개


BQ높은 ‘금강불괴’, 롱런의 대명사 이정현

이정현(36‧190.3cm)은 오세근, 양희종, 박찬희, 김태술 등과 함께 KGC 인삼공사 전성기를 이끌던 이른바 '인삼신기'출신이다. 앞서 언급한데로 박찬희에 이어 전체 2순위로 지명을 받을 때만 해도 '의외의 선택이다'는 의견도 많았으나 신인 시절부터 톡톡히 제 몫을 해내며 KGC의 선택이 옳았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익히 잘알려진데로 이정현의 별명은 '금강불괴(金鋼佛塊)'다. 연속출장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튼튼함 하나 만큼은 정평이 나있다. ‘아프지 않는 것도 능력이다’는 말처럼 매경기 적지않은 시간을 뛰며 오랜기간동안 활약해왔음에도 큰부상없이 뛰고있다는 것은 그의 가치를 빛나게해주는 최고의 무기다.


무협소설속 금강불괴 캐릭터중에는 힘만세고 무식한 인물도 적지않다. 하지만 이정현은 다르다. 튼튼한 몸을 가진 것은 맞지만 이른바 돌쇠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BQ가 높다는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농구센스가 넘쳐흘렀다. 신인시절부터 포지션 대비 아주 빠른 것도, 운동능력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흐름을 읽고 타이밍을 뺏는 플레이를 통해 한시대를 지배한 슈팅가드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KGC에서 이정현이 처음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부분은 자신감 넘치는 공격이었다. 대학 무대에서 펄펄 날았다 해도 프로에 오게 되면 주눅이 드는 대다수 신인과 달리 이정현은 공격에서 거침이 없었다.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과감하게 슛을 쏘고 돌파를 하며 단숨에 '될성부른 떡잎이다'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출장 경기가 늘어갈수록 기량도 향상될 수밖에 없었다.


이정현은 전천후 공격수다. 조금의 틈만 있으면 과감하게 돌파를 감행해 득점을 올리거나 자유투를 얻어낸다. 골밑으로 들어갈 듯하다가 순간적으로 멈춰 서서 쏘는 미드레인지, 뱅크슛등도 일품이다. 볼 없는 움직임까지 좋은지라 자신이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도 끊임없이 빈공간을 찾아 움직이며 슈터 혹은 속공수의 역할도 잘해준다.


거기에 2대 2 플레이에도 능해 수비 입장에서 막아내기가 매우 까다로운 유형의 선수로 평가받았다. 한창때는 수비가 나쁘지도 않았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만들어진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자신보다 큰 선수들과의 몸싸움도 이겨낼 수 있고 빠른 손놀림으로 패스를 쳐내거나 공을 가로채는 능력도 탁월했다. 그야말로 완성도 면에서 리그 탑급의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라 할 수 있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정현이 돋보였던 것은 리딩과 패싱능력이었다. 노련미가 쌓였던 전주 KCC 시절에 이같은 능력이 특히 빛났다. 그가 내외곽을 두루 갖춘 강력한 슈팅가드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공격시 공을 가지고 움직이면 전담 마크맨은 물론 다른 선수들까지 도움 수비를 들어오기 일쑤다. 그러한 상황에서 이정현은 무리하기보다 공간에 있는 동료들을 찾아 날카로운 패스를 넣어주며 이른바 함께하는 농구를 통해 KCC를 이끌었다.


이정현이 외곽에서 공을 들고 있으면 수비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팠다. 단순히 돌파, 외곽슛만 갖추고 있는 게 아닌 패스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지라 생각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정현은 외곽에 자리 잡은 상태로 상대 수비진의 키를 넘겨 빅맨에게 편한 패스를 넣어주는 플레이를 매우 잘한다.

 


시야가 워낙 넓은지라 달려 들어오는 동료에게 정확하게 컷인패스를 찔러주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패스를 준 뒤 다시 자신이 받아 컷인을 성공시킨다. 타이밍이 안 맞거나 상대 수비가 알아차렸다 싶으면 직접 3점슛을 쏘거나 돌파를 들어갔다. 그야말로 슈팅가드가 갖춰야할 모든 플레이를 평균 이상으로 해냈던 특급 2번이었다.


한창떄 이정현의 리딩, 패싱감각은 단순한 2번을 넘어 어지간한 포인트가드 부럽지않았다. 수비진의 시선을 자신 쪽으로 쏠리게 한 후 동료에게 넣어주는 패스가 매우 간결하고 안정적이었다. 바운드, 오버헤드 등 상하를 가리지 않고 움직이는 동료의 속도와 동선까지 감안하며 굿 패스가 연신 들어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정현이 드리블을 치며 아이 훼이크를 쓰게 되면 상대 입장에서는 반응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현은 팬들 사이에서 적지않게 호불호가 갈렸다. '플라핑(Flopping‧눈속임 동작)'때문이었다. 프로선수라면 이부분에서 자유로운 선수가 얼마나있겠냐마는 이정현의 그것은 유독 눈에 띄고 횟수도 잦았던지라 언제부터인가 이런 플레이의 대명사같이 불려졌다. 물론 고의성을 가지고 펼쳤던 것인지 아님 몸에 밴 나쁜 습관이 있었던 것인지는 본인만이 알일이었다.


세월 앞에서 자유로운 선수는 없다. 현재 삼성에서 뛰고있는 이정현은 이제는 더 이상 리그 최고의 2번중 하나로 평가받지않고 있다. 특유의 센스나 테크닉은 여전하지만 운동능력이 원체 떨어진지라 예전처럼 상대선수들이 두려워하지않는 모습이다. 기복도 심해졌다. 무엇보다 수비에서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KCC에서의 말년부터 지적되어온 부분이다. 본래도 수비를 잘한다거나 적극적인 선수는 아니었지만 나이로 인해 활동량, 순발력까지 떨어지면서 구멍 취급까지 받고 있다. 이같은 부분을 메우기위해서는 수비에 아주 강한 선수가 백코트 파트너로 함께 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삼성의 멤버구성상 이는 쉽지않아보인다. 백업멤버로서의 역할도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 이정현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582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3득점, 2.9리바운드, 3.6어시스트, 1.2스틸 ​
⁕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9년 1월 29일 안양 KGC전 = 35득점 / 3점슛 성공 ☞ 2018년 3월 7일 안양 KGC전 = 7개 / 어시스트 ☞ 2019년 11월 1일 인천 전자랜드전 = 13개 / 리바운드 ☞ 2018년 12월 29일 울산 현대모비전 = 11개 / 스틸 ☞ 2017년 10월 24일 안양 KGC전 = 6개

◆ 박유민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81경기 출전 평균 4.2득점, 2리바운드, 3.4어시스트, 0.6스틸 ​

◆ 변기훈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460경기 출전 평균 5.9득점, 1.9리바운드, 1어시스트, 0.7스틸 ​

◆ 박형철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299경기 출전 평균 3.3득점, 0.8리바운드, 0.8어시스트, 0.4스틸 ​

◆ 하재필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43경기 출전 평균 1.8득점, 1.3리바운드, 0.1어시스트, 0.1스틸, 0.3블록슛

◆ 민성주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232경기 출전 평균 1.5득점, 1.3리바운드, 0.3어시스트, 0.3스틸, 0.1블록슛

◆ 안재욱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165경기 출전 평균 4.1득점, 1.2리바운드, 1.9어시스트, 0.7스틸

◆ 류종현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113경기 출전 평균 1.2득점, 1.4리바운드, 0.3어시스트, 0.2스틸

◆ 송창용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487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5.4득점, 1.7리바운드, 0.9어시스트, 0.6스틸

 


직전 해와 달리 문태종 한명만 뽑혔던 귀화 혼혈선수 드래프트

매시즌 신인드래프트 불운에 한숨을 내쉬워야했던 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2010 프로농구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처음으로 활짝 웃었다. 역대 최고의 혼혈선수중 한명인 문태종(미국명 제로드 스티븐슨‧47‧197cm)을 지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태종을 지명한 이후 함께 사진을 찍은 유도훈 감독의 얼굴에는 흐뭇한 표정이 가득했다.


이미 한시즌전 드래프트에 참가해 LG 소속으로 빼어난 기량을 보여준바 있던 문태영의 친형 문태종은 지명 당시 30대 후반의 나이로 전성기가 지난 상태였다. 하지만 유럽무대에서도 수준급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커리어의 소유자였던만큼 국내리그 기준 상급의 활약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실제로 에이스급으로 역할을 해줬다.


2010년 2월 3일 서울 강남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있었던 드래프트에는 직전해와 동일한 7명이 참가했다. 전태풍, 이승준, 문태영, 원하준, 박태양 등 5명의 선수가 선발된 바 있는 직전 드래프트와 비교해 몇명이나 지명을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도 컸다. 문태종을 비롯 앤드류 에스테보, 조셉 폰테놋, 앤써니 갤러웨이, 로널드 틴슬리, 마크 월링턴, 파크웨인 클리브랜드 등이 드래프트에 신청을 완료한 상태였다.


과거 SK에서 외국인선수로 뛰었던 토니 러틀랜드의 합류여부도 관심거리였지만 최종적으로 참가하지 않았다. 갤러웨이는 이전해에 이어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졌고 참가자중 최장신은 205cm의 폰테놋, 최연소는 1989년생인 월링턴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귀화 혼혈선수를 보유하지 않은 동부, 모비스, SK, 오리온스, 전자랜드 등 5개 구단이 참가자격을 가지고있는 상태였다.


현실은 냉정했다. 1순위 전자랜드는 한치의 망설임없이 문태종을 지명했지만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2순위 오리온스, 3순위 SK, 4순위 동부, 5순위 모비스는 전자랜드가 문태종을 지명하자 탄식을 터뜨리며 귀화혼혈선수 지명권을 사용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나머지 선수들이 들러리가 됐다'며 안타까워했지만 실력과 필요에 의해서 결정이 나는 세계가 프로임을 감안했을때 어쩔 수 없는 현실일뿐이었다.


문태종은 적지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리그 최고의 슈터로 맹위를 떨친 것을 비롯 국가대표로서도 좋은 활약을 해줬다. 특히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획득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했다. 때문에 언제부터인가 그에게는 '태종대왕'이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토종 선수들에 비해 운동능력이 돋보이고 그러지는 않았으나 기본적으로 슛이 워낙 정확하고 거기에 더해 BQ가 좋아 쉽게쉽게 영리하게 플레이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 문태종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452경기 출전 평균 11.9득점, 4.1리바운드, 2.1어시스트, 0.9스틸 ​​
⁕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0년 10월 31일 창원 LG전 = 37득점 / 3점슛 성공 ☞ 2018년 11월 24일 안양 KGC전 = 6개 / 어시스트 ☞ 2010년 12월 15일 서울 삼성전 = 14개 / 리바운드 ☞ 2012년 10월 14일 안양 KGC전 = 14개 / 스틸 ☞ 2018년 12월 18일 서울 SK전 = 4개 

 


박찬희, 이정현, 송창용은 현재도 현역으로 뛰고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것은 송창용이다. 1라운드 마지막 순번에서 지명된 것에서도 알 수있듯이 당시만해도 송창용은 특별한 기대를 받은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특유의 성실성을 앞세워 백업 포워드로서 경쟁력을 어필했고 현재까지도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1라운드 지명선수중 송창용보다 통산 평균 득점이 높은 선수는 박찬희, 이정현 포함 변기훈까지 3명뿐이다.


박찬성은 스킬트레이닝 업체를 운영중이며 박형철은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한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학업에 매진중이다.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다니고있으며 정치학 공부를 통해 세로운 인생을 설계중에 있다. 하재필은 은퇴후 2019년 3월에 박카스 3X3 농구팀에 입단해 이후 창단 첫 플레이오프 3위, 정규리그 3위를 이끈 것을 비롯 2017년부터 현재까지 스포츠강사, 방과후 강사 등으로 활동하는 등 꾸준히 농구와의 인연을 쌓아가고 있다.


민성주는 농구교실 원장, 이민재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김태주는 은퇴후 학업을 다시 시작한 끝에 교원 임용 자격시험에 합격했고 현재는 고향 여수에서 체육교사로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재욱은 안타깝게도 불법 스포츠도박 가담 혐의로 2015년 9월 검찰로부터 기소된바 있으며 KBL에서도 재정위원회를 거쳐 제명된 상태다.


문태종은 은퇴후 미국으로 건너가 생활하고있는데 그의 둘째아들 재린 스티븐슨은 전미 유망주 랭킹 10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현지에서 유망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스포스고에 재학중이며 207cm의 큰키에 뛰어난 운동능력과 3점슛을 갖추고있는 대형 윙맨자원이다.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 진학이 유력한 가운데 1학년을 마친뒤 NBA 도전을 계획중이다. 부친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할 가능성도 크다. 부친인 문태종은 물론 본인 또한 긍정적으로 이를 받아들이고있는 상황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농구카툰 크블매니아(최감자 그림/케이비리포트 제작), 표필상 농구클럽 제공​​, KBL 제공, 유용우 기자

​​#이미지편집_김종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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