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순위의 기적'...리그 최강 테이블세터로 성장한 LG '장외 타격왕' 출신의 끊임없는 노력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야구에는 테이블 세터라는 용어가 있다. 공격 선발대 임무를 띤 1, 2번 타자들을 부르는 말이다. 공격 첨병 역할을 해야 하는 테이블세터가 강해야 팀이 강해진다.
아무리 강력한 중심 타자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그보다 먼저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출루를 해줘야 중심 타선의 공포감이 상대 배터리에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 누상에 주자가 없다면 상대 투수는 그렇게 큰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지게 된다.
그래서 밥상을 차려줄 테이블세터의 출루율은 팀 승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15일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187득점)과 타점(178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LG 트윈스다. 팀 출루율도 0.378로 리그 1위며 팀 득점권 타율도 0.318로 1위다.
LG는 1, 2번 테이블세터로 홍창기와 문성주가 출전하고 있다. 홍창기는 리그를 대표하는 출루왕으로 4할이 넘는 출루율이 그리 놀랍게 보이지 않는 선수다. 지난 2021시즌 출루율 0.456으로 출루율 왕을 차지했고, 올 시즌도 0.440이라는 놀라운 출루율을 자랑하고 있다. 통산 7시즌 평균 출루율 0.421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그런데 올 시즌 홍창기만큼이나 놀라운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가 문성주다. 문성주는 올 시즌 32경기에 모두 2번 타자로 출전해 출루율 0.432를 기록하고 있다. 홍창기가 1번, 8번, 9번 타순을 오가며 자리를 잡을 동안 문성주는 꾸준히 2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염경엽 감독이 선발 라인업을 짤 때 가장 먼저 이름을 적는 칸이 2번 타자 문성주였다. 그만큼 문성주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문성주는 타율 0.339(5위), 42안타(6위), 21볼넷(4위), 출루율 0.432(2위), wRC+ 173.3(4위)으로 홍창기와 함께 리그 최고의 LG 테이블세터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도 약점이 하나 있다. 바로 번트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테이블세터는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그래서 번트의 정확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문성주의 올 시즌 번트 성공률을 0%다. 두 번의 번트 모두 실패했다. 번트 정확성이 떨어지는 건 비단 올 시즌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12번의 번트 중 4번의 실패가 있다. 번트 실패는 단지 아웃카운트 하나가 늘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희생번트는 보통 박빙의 승부에서 시도되는 작전으로 만약 실패하게 되면 공격 흐름이 끊기며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그래서 번트는 정확성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문성주는 안타를 치고 공을 골라내는 능력은 리그 상위권이다. 하지만 번트가 약하다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훈련 시간이 되면 그라운드에 제일 먼저 나와 번트 훈련부터 한다. 문성주는 박용근 코치의 지도아래 오랜 시간 번트 훈련을 한다.
번트 훈련이 계속되자 박용근 코치의 칭찬이 나오기 시작했고 문성주도 무언가 깨달은 듯 적극적인 질문과 함께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이렇게 문성주는 자신의 약점인 번트의 정확성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다가올 문성주다.
[가장 이른 시간 그라운드로 나와 번트 훈련부터 시작하는 문성주.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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