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금융시장 요동…'현대판 술탄' 에르도안 위험(종합)

신기림 기자 2023. 5. 1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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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금융시장이 현대판 술탄이 지속될 가능성에 요동쳤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003년 이후 사실상 종신 집권할 수 있다는 신호에 주식과 채권은 급락하고 환율은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이날 튀르키예 금융시장의 불안은 지난 주말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예상보다 선전하며 결선으로 이어져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금리를 인상하고 싶지 않고 튀르키예는 달러 수요가 많지만 외환보유고가 많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애쉬 전략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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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 보험비용 11월 이후 최고…증시 6% 급락, 환율 사상 최고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튀르키예 금융시장이 현대판 술탄이 지속될 가능성에 요동쳤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003년 이후 사실상 종신 집권할 수 있다는 신호에 주식과 채권은 급락하고 환율은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튀르키예 국채의 부도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금융상품 비용은 11월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15일(현지시간)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왑(CDS) 스프레드는 100bp(1bp=0.01%p) 상승한 607bp를 기록해 일일 상승폭으로는 2021년 3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1억달러 부채를 5년 동안 상환 불이행하는 경우를 대비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 연간 600만달러가 좀 더 든다는 의미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석했다.

튀르키예 증시도 6% 이상 급락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은 97bp 급등한 9.25%로 3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국채는 수익률이 오르면 가격은 떨어진다.

환율은 사상 최고를 다시 썼다. 튀르키예 리라화는 달러 대비 0.5% 하락해 장중 환율은 3월 10일 이후 처음으로 19.7리라를 넘기며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이날 튀르키예 금융시장의 불안은 지난 주말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예상보다 선전하며 결선으로 이어져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쟁자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가 여론 조사에서 앞서고 있어 개혁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실제 개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이 클르츠다로을루를 앞서면서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라는 비정상적 정책을 채택하도록 밀어 붙였고 이로 인해 외국 투자자들의 자본 이탈이 가속화했다. 중앙은행은 외환보유고를 고갈시킬 정도로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 시장에 반복적으로 개입했지만 리라화는 지난 2년 동안 절반 이상 떨어졌다.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티모시 애쉬 전략가는 FT에 "에르도안이 2차 투표에서 승리하면 튀르키예는 다시 고질적인 국제수지 위기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캔드리암의 리차드 브릭스 수석 펀드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튀르키예가 계속해서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다면 현 정부 하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책 프레임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고 이는 리라화와 경제에 대한 압박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튀르키예 수입 업체들은 달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라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해 외화를 사려는 시민들은 리라화 가치 하락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애쉬 전략가는 만약 에르도안이 대통령 자리를 유지하면 결선 투표 이후 달러당 리라화가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며 환율은 25~30리라로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의 애널리스트들은 정부가 선거 이후에도 리라화를 계속 지지한다고 가정하면 튀르키예중앙은행이 '대규모 예금 달러화'를 피하기 위해 하반기에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금리를 인상하고 싶지 않고 튀르키예는 달러 수요가 많지만 외환보유고가 많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애쉬 전략가는 말했다. 차기 에르도안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좀 더 시장 친화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전환 가능성에 대한 어떠한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KNG 증권의 카그리 쿠트만 튀르키예 전문가는 FT에 "지금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라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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