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의원은 갈비찜에 장어, 학생은 단무지… 충북도 ‘식사차별’ 논란

충북학사 기숙사에서 정책 간담회 열어
식단 재료 원가만 봐도 10배 차이나

김영환 충북지사. /뉴스1

대학생들이 거주하는 기숙사에서 정책 간담회를 한 국회의원과 도지사 등 관료들이 학생들과 같은 공간에서 식사하면서 자신들만 특식을 먹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MBC충북 뉴스에 따르면 지난 9일 김영환 충북지사는 충북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충북학사 기숙사에서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충북학사는 서울지역 대학교에 다니는 충북 출신 학생 356명이 거주하는 기숙사다. 의원들은 이곳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학생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김 지사와 의원들은 학생 식당에서 쳐준 칸막이 안쪽에서, 수행원들은 학생들과 같은 공간에서 밥을 먹었다. 이날 저녁 식당에서 밥을 먹은 학생은 약 160명이다.

문제는 간담회 참석자들과 학생들의 메뉴가 전혀 달랐다는 것이다. 김 지사와 의원들, 수행원들의 식판에는 전복 내장 톳밥, 아롱사태 전골, 돼지갈비찜, 장어튀김 등이 담겨 있었다. 이와 달리 학생들 식판에는 카레밥, 된장국, 단무지 등이 전부였다.

식단 재료 원가만 봐도 국회의원들이 제공받은 특식은 2만8000원 상당이며 학생이 먹은 카레밥 식단은 2700원 정도로 10배 차이가 난다. 지역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거주하는 기숙사에 방문하면서 자신들만 ‘특식’을 먹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한 학부모는 “이왕 가셨으면 애들하고 같은 메뉴로 밥도 먹고, 학생들 격려도 하고, 또 학사에 대한 불만 사항도 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충북도 측은 “국회와 가까워 충북학사에서 행사를 열었다”며 “학생들이 불쾌할 것이라고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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