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 ‘원조의 끝’ 다가오나…지원 예산 올 여름 바닥난다

미국 폴리티코 “7월이면 예산 소진”
백악관 “추가 지원 패키지 논의”

올해 2월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위해 마련한 예산을 대부분 소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예산 추가 확보에 실패한다면 올해 여름 지원이 끊길 수 있다는 전망에 미국 백악관은 추가 지원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의회가 지난해 12월 승인한 총 480억 달러(약 64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액에서 남은 예산이 60억 달러(약 8조원) 정도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속도를 고려할 때 “오는 7월이면 예산이 바닥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마이클 매콜 미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은 올해 9월을 예산 소진 시기로 내다보며 “우크라이나가 준비하는 대반격이 지원 예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대다수 의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중단돼선 안 된다고 본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앞서 러시아에 대반격을 예고한 상황이다.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 미 연방 상원의원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가 주권 영토를 방어하고 수복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회계연도가 끝나기 전에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면 행정부가 마지막까지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악관 관계자도 “현재 새 지원 패키지를 논의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시기를 맞추겠다”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은 2024 회계연도 국방예산과 함께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 전략전문가는 “의회는 보통 연말이나 다음 해 국방예산을 승인하기 때문에 백악관이 그 전에 소규모 지원 패키지를 마련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워싱턴의 분위기다. 의회에서는 정부 지출을 둘러싼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출을 삭감하려는 작지만 목소리가 큰 공화당 그룹의 반대에 직면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마코 루비오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은 “바이든 정부가 의회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확신한다면 이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