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지 않아~ '닥터 차정숙'이 불륜을 대하는 방법[김현록의 사심록(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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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승승장구 중이다.
'닥터 차정숙'이 불륜을 대하는 방식은, 이 드라마가 의학 드라마의 외피를 쓴 뻔한 불륜극에 머물지 않게 한 핵심 포인트다.
시작부터 남편 서인호(김병철)와 동창 최승희(명세빈)의 뻔뻔한 불륜을 배경에 깔고, 레지던트 차정숙이 병원으로 진입하며 시작한 '닥터 차정숙'은 참고만 살다 손쓸 새 없이 이 지경이 되어버린 그녀의 '완벽해 보였던 삶'을 전면 리셋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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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승승장구 중이다. 4.9%로 출발해 이미 두자릿수에 진입한 지 오래. 크론병 묘사 논란으로 제작진이 사과까지 하는 등 한때 위기감도 감돌았지만, 쭉쭉 뻗는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14일 방송한 10회는 18% 최고시청률을 달성했다.
'닥터 차정숙'은 의학드라마의 또 다른 확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 주인공은 의대만 졸업했다 뿐, 20년 넘게 가정주부로 살아온 여자 차정숙(엄정화). 가정에 헌신하며 아내, 엄마, 며느리로 살았던 그녀가 뒤늦게 의사의 꿈에 재도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따뜻하고도 유쾌하게 펼치고 있다. 허울은 멀쩡했던 대학병원 교수 남편이 알고보니 불륜에, 혼외자까지 두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차례로 알게되는 과정도 비중있게 그려진다. 그 중심에 있는 건 '닥터'가 아닌 '인간' 차정숙의 '성장'이다.
'닥터 차정숙'이 불륜을 대하는 방식은, 이 드라마가 의학 드라마의 외피를 쓴 뻔한 불륜극에 머물지 않게 한 핵심 포인트다. 시작부터 남편 서인호(김병철)와 동창 최승희(명세빈)의 뻔뻔한 불륜을 배경에 깔고, 레지던트 차정숙이 병원으로 진입하며 시작한 '닥터 차정숙'은 참고만 살다 손쓸 새 없이 이 지경이 되어버린 그녀의 '완벽해 보였던 삶'을 전면 리셋한다.
단란한 가족 - 불륜녀와 그 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서인호는 기가 막히지만, 불륜을 대하는 캐릭터들은 나름의 상식과 이유로 말하고 행동한다. 그건 역시 제3자의 시선으로 드라마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막장 불륜극 요소에도 시원시원하게 이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두가 알게 된 불륜을 차정숙에게 알리지 않기록 한 가족의 결정조차도, 간이식을 마치고 힘겹게 레지던트 생활 중인 그녀를 생각하는 마음임을 감안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데가 있다. 다만 누구도 모른척 참지 않는다. 고3 딸(이서연)은 불륜 아빠에게 처음으로 꼿꼿이 맞서며, 뻔뻔한 혼외자녀의 머리채를 잡는다. 아들(송지호)은 아버지의 불륜-혼외자 콤보에 구역질하며 택일을 요구한다.
멀쩡한 아들 간이 아픈 며느리에게 이식되는 걸 끝끝내 반대한 시어머니(박준금)조차 아들이라고 불륜을 봐주진 않는다.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내가 짐승 새끼를 낳았어. 조강지처하고 첩하고 한 병원 아래 있는 거 보면서 밥이 넘어가니!" 14일 방송에선 '맞말'만 한다지만 그간 정이 안 갔던 '아들여친' 선배님(조아람)이 시크하게 일갈했다. "죽여버리고 싶잖아요. 그 년놈들을!"
내 하고픈 말을 배우들이 날려주는 차정숙의 세상엔 그래도 상식이 살아있어, 개비스콘 먹은 듯 속이 편안하게 이 불륜극의 다음 챕터를 기다리게 된다. 그녀 또한 이대로 참고만 있지는 않을 테니까.
공감의 향연 속 유일하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이가 있다면, '좋은 사람' 차정숙에게 스며들어 선을 넘을락 말락 유부녀에게 들이대는 훈남 의사선생님 로이킴 정도다. 일단은 열심히 살아온 차정숙을 위한 판타지로 이해해 주자.
이제 절반을 훌쩍 넘겨 마지막 여섯 회를 남겨둔 '닥터 차정숙'은 어떤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을까. 오랜 인내 끝에 분연히 일어나 당당하게 성큼성큼 갈 길을 가는 경단녀 성장서사 메디컬 불륜극의 결말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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