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승부 시작됐다" 쿠팡에 밀린 이마트의 '한방'은
공휴일 3일 감소·리뉴얼 영업차질 영향
"하반기 매장 혁신·신세계 유니버스 가동"
이마트가 지난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경기 불황의 영향을 직격타로 받았다. 연수점 등 할인점 점포 리뉴얼에 따른 영업차질도 작용했다. 이 때문에 쿠팡에게 매출을 역전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하반기 이마트는 체질 개선을 통해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혁신하고 멤버십을 통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본격 가동한다.
고전했던 1분기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4% 급감한 수치다. 매출은 7조13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7억원으로 9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별도기준 총매출액은 4조1099억원, 영업이익은 6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6%, 29.8% 줄어들었다.
본업인 할인점 부진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사업부별로 보면 할인점(이마트)의 영업이익이 477억원으로 37% 감소했다. 매출액도 3조169억원으로 2.5% 줄었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도 고전했다. 트레이더스도 영업이익 84억원, 매출액 8184억원으로 각각 44.4%, 2.8%로 동반 축소했다. 자체 브랜드(PB)인 노브랜드 정도만 매출 호조로 영업이익이 79억원 늘어난 정도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영업이익 감소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성장에 따른 역기저효과와 장바구니 부담 상승의 영향 탓이 컸다"며 "특히 지난 1분기 공휴일 수가 전년 대비 3일 감소했고, 연수점과 킨텍스점의 리뉴얼이 조기 진행되면서 매출에 공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맞수' 쿠팡에 밀렸다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도 좋지 않았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한 6829억원을 기록했지만 고환율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205억원으로 29.3% 감소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영업손실이 4억원에서 39억원으로 적자 폭이 증가했다. 기업형 슈퍼마켓인 이마트 에브리데이 역시 영업이익이 60% 감소한 22억원에 그쳤다.
온라인 사업 적자 규모를 줄인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SSG닷컴과 G마켓의 합산 영업 적자가 2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SSG닷컴의 영업손실은 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억원이 축소됐다. 명품·뷰티 중심의 프리미엄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효과를 봤다고 이마트는 분석했다. G마켓도 물류·마케팅 등의 비용 효율화로 영업손실이 194억원에서 109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런 부진에 유통업계 1위 자리도 쿠팡에 넘겨줬다. 이마트 연결 기준 분기 매출액이 쿠팡에 뒤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은 지난 1분기 매출액 7조3990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보다 2600억원 이상 높은 수치다. 영업이익도 쿠팡은 1362억원을 기록하며 이마트를 크게 앞섰다. 쿠팡은 지난해 3·4분기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의 한방은
이마트는 하반기 체질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DX)으로 반전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현재 이마트는 리뉴얼을 통해 체험형, 고객 맞춤형, 정보제공형 매대로 강화해 오프라인 마트만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이다. 최근 리뉴얼을 마친 이마트 연수점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구체적인 리뉴얼 점포 수 등은 미정인 상황이지만 10개가량 점포를 리뉴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신세계 유니버스(온오프라인 생태계)도 본격 가동된다. 핵심은 멤버십이다. 신세계는 다음달부터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론칭한다. SSG닷컴과 G마켓이 온라인 통합 멤버십으로 운영 중인 '스마일클럽'에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신세계면세점 등 오프라인 계열사 혜택을 더한다. 구체적인 혜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계열사간 동반 실적 상승을 꾀할 수 있다.
다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망도 엇갈린다. 예정된 이마트 점포 리뉴얼로 인한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고 경기 침체가 극심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사업은 적자를 줄이며 실적이 개선됐지만, 할인점의 이익이 줄어 빛이 바랬다"며 "물가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이마트의 연간 이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통합 멤버십 등으로 하반기 이마트의 실적 반등을 점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적자가 감소하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할인점 실적 반등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멤버십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이마트 주가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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