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의지'가 아니라 '습관'이다.

이상호 이상플러스 원장 2023. 5. 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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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나'였다.

성적을 올리는 공부법이나 문제를 잘 맞히는 방법 등을 고민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인터넷이나 유튜브, 그리고 대학 잘 간 선배들의 조언을 믿고 따르기 일쑤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은 배운 것만이 공부의 전부라는 생각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믿을 수 없는 '의지'의 영역을 벗어나 '습관'처럼 반복하는 힘을 우리 아이들이 기를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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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이상플러스 원장

2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나'였다.

성적을 올리는 공부법이나 문제를 잘 맞히는 방법 등을 고민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인터넷이나 유튜브, 그리고 대학 잘 간 선배들의 조언을 믿고 따르기 일쑤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모두 옳은 방향이 아니다.

좋은 학습 방법이라는 것은 애초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내게 잘 맞는 학습법만 있을 뿐이다. 세상의 수없이 많은 학생의 지능 지수가 다르고 집중력이 다른데, 어떻게 천편일률적으로 좋은 학습법이 있을 수 있을까.

또한 우리 아이들이 '학습'에 있어서 잘못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학습(學習)'의 진정한 뜻을 모르는 것이다. '배울 학(學)' '익힐 습(習)'으로 이루어진 이 두 글자를 병행해야 하는데, '배울 학(學)'만 중시하고 있다.

즉 학교에서 학원에서 인강에서 오로지 '배우는 것'만 집중하고 '익히는 것'에는 소홀히 하는 것이 문제다. 마치 밥을 먹고 나면 천천히 소화해야 우리 몸의 에너지원이 되듯이, 공부도 배우고 나면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있어야 진정한 나의 지식으로 축적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은 배운 것만이 공부의 전부라는 생각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박태환의 수영 동영상을 계속 반복해서 본다고 한들 수영을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실력이 늘 수 없는 경우처럼 말이다.

'익히는 것'에 필수적인 것이 '반복'이다.

사실 아이들은 이 재미없는 '반복' 때문에 공부를 더 멀리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부 내용의 반복 없이는 지식이 내 기억에 자리 잡기 힘들다.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기억의 망각 곡선'이란 이론이 있다.

처음 배운 지식을 초반에는 급격히 잊어버리지만, 한 번 축적된 지식을 다시 학습한다면 망각의 속도가 느려지고, 또 한 번 반복 학습한다면 점차 장기기억으로 전환된다는 내용이다.

이 저장된 장기기억이 다른 학습을 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고 융합적 사고력을 가질 수 있는 원천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시간을 배우는 것에만 투자하면 어차피 기억에 남지 않는 비효율적 학습이 되지만, 많은 시간을 반복하고 익히면 결국 나중에는 넓고 깊은 지식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다.

흔히 아이들은 '이제부터 공부해야지!'라는 의지적 결단으로 공부를 시작하고자 한다. 그러나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고사성어가 왜 있겠는가. 3일 동안만이라도 그 의지가 지속되면 다행이다. 세상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에너지가 넘치는 그 나이에 불편한 의자에서 몇 시간 앉아서 공부하기가 얼마나 어렵겠는가.

그래서 믿을 수 없는 '의지'의 영역을 벗어나 '습관'처럼 반복하는 힘을 우리 아이들이 기를 수 있게 해야 한다.

가까운 지인이 현재 두 달 째 금연 중이다. 지인은 이전에도 '금연해야겠다'란 '의지'로 여러 번 도전했지만, 원래 담배를 피던 습관을 버릴 수 없어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지인은 이번엔 가장 먼저 그 익숙한 습관을 버리고 금연에 좋은 습관들을 만들기 위해 반복적으로 노력하고 있단다.

습관을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는 중이다.

우리 아이들도 '배우는 것'이 능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반복적으로 '익히는 것'이 학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게 해줘야 한다. 믿을 수 없는 '자신의 의지'에 기댈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할 수 있는 자신의 '습관'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지루하고 재미없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그 '익히는 습관'이란 긴 터널을 통과하면,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도 한결 사라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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