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빈틈 가득한 세계관, 김우빈만 빛났다 [OTT리뷰]

김종은 기자 2023. 5. 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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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의 연기는 좋지만 VFX는 기대보다 못하고 세계관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한국 콘텐츠 제작사들의 디스토피아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여전히 낮다는 걸 여지없이 보여준 '택배기사'다.

그간 우리나라는 '사냥의 시간' '서복' '고요의 바다' 등의 작품을 통해 수도 없이 SF 장르와 디스토피아 세계관에 도전해왔으나, 대부분의 결과는 실패였다.

여전히 부족한 장르 이해도, 설득력 없는 세계관으로 몰입을 방해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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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김우빈의 연기는 좋지만 VFX는 기대보다 못하고 세계관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한국 콘텐츠 제작사들의 디스토피아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여전히 낮다는 걸 여지없이 보여준 '택배기사'다.

그간 우리나라는 '사냥의 시간' '서복' '고요의 바다' 등의 작품을 통해 수도 없이 SF 장르와 디스토피아 세계관에 도전해왔으나, 대부분의 결과는 실패였다. 화제성 면으로나, 작품성 면으로나 인정받지 못하고 혹평 속에 잊혀져 간 것. 가장 큰 실패의 이유는 장르 이해도 부족이었다.

SF 장르가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꼽자면 크게 화려한 비주얼과 세대를 지나도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 등이 있다. 'AI가 인간과 같은 영혼을 갖는다면 우린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블레이드 러너) '꿈같은 삶을 영원토록 지속할 수 있는 가상현실과 슬픔과 아픔이 있는 현실 속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매트릭스)와 같은 철학적인 물음은 세대를 걸쳐 우리에게 유의미한 질문을 건네왔고, 1968년 개봉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시대를 초월하는 시각효과로 무려 50년 넘게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SF 장르는 그동안 우리가 머릿 속으로만 상상했던 비주얼을 스크린에 담아내며 꿈을 현실로 만들어줬다.

이와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선보인 SF 작품들은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담아낸 메시지는 30년 전 개봉한 '블레이드 러너'에 비교도 안될 정도로 얕았으며, 세계관은 자세히 뜯어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빈약해 몰입조차 할 수 없었다. 시청자와 관객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한 우리나라의 SF 작품들은 그렇게 기억 속에 잊혀갔다.


이런 분위기 속에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택배기사'(극본·연출 조의석)가 지난 12일 베일을 벗었다. '택배기사'는 40년 전 혜성 충돌로 인해 사막이 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헌터들을 피해 생존 물품들을 배달하는 택배기사 5-8(김우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18년 아시아필름마켓에서 E-IP피칭 어워드를 수상한 이윤균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 또 250억 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받았었다.

하지만 높은 기대감은 큰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부족한 장르 이해도, 설득력 없는 세계관으로 몰입을 방해한 것. 먼저 '택배기사'는 2071년의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전혀 미래의 분위기가 풍기지 않는다.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백신 검사하듯 QR코드로 나눈 계급부터, '레디 플레이어 원'이나 '프리 가이'처럼 메타버스 속에서 활동하는 것도 아닌 단순한 VR기계를 이용해 운동하는 사월(강유석)과 슬아(노윤서), SD카드에 백업되는 CCTV 영상과 2020년대에 머물러 있는 휴대폰 기종까지. 당장 2023년 현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 해도 될 만큼 소품의 디테일이 떨어진다. 반면 인테리어나 VFX 콘셉트는 미래로 잡아놔 느껴지는 이질감이 더 크다.

빈약한 세계관 속에서 유일하게 제 역할을 해내는 건 주인공 5-8 역의 김우빈뿐. 기존엔 장난기 넘치지만 진지할 땐 진지한 이중적인 캐릭터로 사랑받았다면, 이번엔 지금껏 보여줬던 것과는 다른 진중한 매력으로 무장했다. 난민들의 믿음직한 리더로 변신한 김우빈은 묵직한 존재감으로 '택배기사'의 위태로운 몰입도를 엔딩까지 꾸역꾸역 끌고 간다. 김우빈의 변신이 인상 깊기에 '택배기사'의 저조한 완성도는 더 아쉽게만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넷플릭스 '택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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