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 가입 인정했다, 그런데 2심은 무죄 선고…왜?

기사내용 요약
검찰, 2018년 8월 익산 폭력조직 가입 혐의…1심서 징역 2년
피고인, 최소 4년 전 가입 항소…재판부 "가입시기 특정 어려워"

[전주=뉴시스]최정규 기자 = 폭력조직에 가입한 2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조직 가입일자를 명확히 특정할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8월 익산 지역 폭력조직에 가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스스로 폭력조직 가입의사를 밝힌 것으로 검찰은 공소를 제기했다.

A씨는 2014년 10월10일 강도상해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출소 이후 A씨가 폭력조직에 가입한 것으로 봤다.

1심에서 A씨는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항소심에서 법리 오해가 있다며 1심의 진술을 뒤집었다.

검찰이 제기한 2018년이 아닌 4년 전 강도상해 범행 이전 이미 폭력조직에 가입했다는 것이 항소 이유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2014년 A씨의 공범인 B씨가 폭력조직원으로 가입해 처벌을 받았고, 그때 A씨가 경찰조사에서 B씨와 같은 폭력조직원임을 진술한 점, 피고인이 폭력조직에 가입한 인물을 특정하고 있지만 특정된 인물에 대한 별도의 조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특정된 인물이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을 당시 피고인을 후배 조직원으로 소개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가입시기를 2013~2014년으로 특정하고 있지만 다른 증인들의 진술과 부합해 가입일시를 특정할 수 없는 점 등이 A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심에서 자신이 범죄단체에 가입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2014년 이전에 가입한 점이 유죄로 인정됨을 전제로 법리오해의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도 "당심은 특별히 공소장의 변경이 없는 한 그 이전의 어느 시일을 가입일시로 인정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무죄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2014년 10월 이전에 이미 폭력조직에 가입한 사실만 확인될 뿐 정확한 가입시점은 드러나지 않는 점, 가입의사를 밝힌 상대방 조직원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는다"면서 "그 간격이 공소사실 일시와 최소 4년 이상 차이가 나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나 당심에서 이루어진 추가 증거조사결과에 의해더라도 단체 등의 가입죄의 주요 요건에 해당하는 범행일시나 그 상대방 등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아 원심을 파기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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