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투수' 데뷔전 뒤 나균안이 안아줬다…마운드에 선 '포스트 손아섭'의 첫 경기 이모저모[SPO 인터뷰]

박정현 기자 2023. 5. 1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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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중인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영완. ⓒ수원, 박정현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나)균안(25·롯데 자이언츠)이 형이 말없이 꼭 안아줬다.”

‘포스트 손아섭’을 꿈꿨던 사나이. 방망이를 내려놓고 꿈꿔왔던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롯데 투수 박영완(23)은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전에서 팀이 5-0으로 앞선 9회말 팀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등판은 박영완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만원 관중 앞 팀 승리를 지킬 마지막 투수로 나섰다는 점에서 어쩌면 생각했던 그 이상의 데뷔전 순간이었다. 첫 타자 장성우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후속타자 홍현빈을 2루수-유격수-1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후 박경수를 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첫 경기를 실점없이 마무리했다.

하루 뒤(14일) 만난 박영완은 1군 데뷔전을 돌아보며 “1군에서 야구하기 위해 학교 다닐 때부터 15년을 준비했다. 그런 순간이라 보람찼던 것 같다”며 “어제(13일) 경기 끝나고 흥분이나 긴장감이 안 없어졌다. 숙소로 가 잠을 자려고 해도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아 잠을 설쳤다. 기쁘기도 하고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다음 기회가 온다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는 공이 빠른 투수가 아니다. 빠른 카운트에서 공격적으로 승부하는 유형인데,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줘 아쉬웠다. 퓨처스리그에서 나름의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1군에서 던져보니 부족한 점을 느꼈다. 무엇을 채워야 할지도 많이 느낀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 데뷔 첫 등판에 나선 박영완. ⓒMBC SPORTS+ 중계화면 캡처

박영완은 지난 2019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8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 포지션은 외야수로 퓨처스리그 첫해 16경기 타율 0.361(36타수 13안타) 1홈런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5로 가능성을 나타냈다. 정교한 타격과 펀치력까지 향후 ‘포스트 손아섭(35·NC 다이노스)’로 성장할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다.

박영완은 프로 첫 시즌 가능성을 보였지만, 곧바로 포지션 전향을 권유받았다. 2020년 3월부터는 본격 투수로 첫발을 내디뎠다. “단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이 먼저 ‘투수로 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고 얘기해주셨다. 나보다 더 경험 있으시고, 어린 선수를 자주 보셨기에 좋은 투수가 돼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어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외야수에서 투수로 선수 인생을 걸고 포지션을 변경했기에 감동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포수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변경해 4월 리그 MVP에 선정된 나균안은 대견한 후배를 말없이 안아주기도 했다. 같은 길을 걸어가 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다. 나균안은 “(박)영완이가 창원 후배라서 늘 마음이 갔는데, 잘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모습 보니 말없이 꼭 안아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애정을 보였다.

▲ 데뷔 첫 등판을 끝낸 박영완. ⓒ롯데 자이언츠

박영완은 “경기가 끝난 뒤 균안이 형이 말없이 꼭 안아줬다. 형도 투수로 전향해 힘든 과정을 겪지 않았나. 마치 형도 내 마음을 아는 듯했다. 균안이 형은 유망주로 최고의 포수가 될 자질이 있었지만, 투수로 성공했다. 옆에서 보면 그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하는 선수다. 부족하지만, 나도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다렸던 1군 데뷔. 박영완은 마운드에 선 순간 생각난 사람으로 부모님을 꼽았다. “경기 끝나고 부모님과 전화를 했는데 엄청나게 우셨다. 내게 ‘고생은 네가 했는데, 내가 축하를 받아도 되겠냐’고 말씀하셔서 울컥했다. 너무 좋은 하루였지만, 한편으로는 부모님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고 있어 먹먹했다. 나는 야구를 열심히 하고, 잘해야 한다. 부모님이 고생한 것을 갚아 드리고 싶다. 그게 가장 큰 이유다”라며 데뷔전을 발판 삼아 좋은 선수가 되리라 다짐했다.

한편 박영완은 1군 데뷔 하루 만에 다시 퓨처스리그로 향하게 됐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14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이틀간(11~12일) 연장전을 치르며 불펜진 소모가 많았고, 이제 다른 선수들도 준비됐다. 박영완은 좋은 투구를 보였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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