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김남국 탈당쇼가 불편한 이유
사실 가상화폐 보유 자체는 문제 되지 않는다. 따라서 김 의원은 정확한 사실에 기반해 가상화폐를 언제, 무슨 돈으로 투자한 것인지, 더 나아가 가상화폐의 지갑 이동 내역을 공개해 자신의 떳떳함을 밝혔어야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의혹을 풀 첫 단추부터 해명에 실패했다. 김 의원은 2021년 1월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해 약 9억 8000만 원 매수금이 발생했고 해당 금액을 가상화폐 투자금으로 사용했으며 현재 실제 재산은 약 21억 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김 의원의 해명과는 배치되는 무수한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이 주식 매도대금으로 투자한 코인이 위믹스가 아닌 다른 코인이며,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이 당초 알려진 약 80만개가 아니라 약 127만개(약 85억 원 상당)아고, 이른바 ‘잡코인’ 약 40여 종에 거액을 투자한 것을 두고 내부 정보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 김 의원의 가상지갑으로 추정되는 계좌에서 수십 건의 쪼개기 인출 정황이 발견됐다는 의혹 등이 이어졌다.
재산 신고도 이해가 가지 않는 지점이다. 2021년 말 김 의원은 전년도 대비 예금이 약 10억 원 증가한 이유로 ‘보유 주식매도 대금과 국회의원 급여’라고 신고했다. 이는 주식 매도대금으로 코인을 투자했다는 해명과 완전히 배치된다. 이해충돌 의혹도 제기된다. 김 의원은 당초 알려진 위믹스 외에도 게임 회사들이 발행한 다수의 코인에도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회사들의 숙원사업인 P2E(Play to Earn· 게임을 하면서 돈 번다는 의미) 합법화에 물꼬를 트는 법안에 김 의원이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의혹의 백미는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벌어졌다. 김 의원은 자신의 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은 ‘한동훈 검찰’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국회 법사위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열린 인사청문회 중에도 김 의원이 거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코인 투자 건수가 수십 건에 이른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니, 당시 김 의원이 한 장관 딸의 학업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모 교수’를 친인척 관계인 ‘이모’로 혼동한 것은 코인 거래 때문에 정신없어 혼동했나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의원이 그토록 강조했던 ‘검수완박’ 법안 통과 와중에도, 우리 국민 다수가 사망한 이태원 참사 질의 당시에도 코인 투자를 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정말로 기가 찰 노릇이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 이전에 변호사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은 헌법에 따라 국민을 대표해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여야 하고, 청렴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알 것이다. 과연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본연의 의무를 다했는가. 최소한 국민의 대표라면 P2E 합법화에 나설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유한 거액의 가상화폐도 재산공개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관련 법안 통과에 나섰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김 의원은 탈당의 변에서 허위사실에 기반한 언론보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또다시 혼동하고 있다. 김 의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주체는 국민이다. 김 의원은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철저히 외면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김남국 의원의 사퇴를 촉구한다.
송길호 (kh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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