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우리말]“보라섬 아니고 왜 퍼플섬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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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말)는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 국민의 알 권리와 인권을 실현하는 연장입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공공언어는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로 써야 합니다.
지원단 측은 퍼플섬으로 명명한 것에 대해 "공모에 선정된 후 지역자원조사를 거친 뒤 섬의 개념을 '보라'로 갈까, '퍼플'로 갈까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퍼플의 스펙트럼이 넓어 해석의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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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면 전국 축제 향연 들썩
롯데월드·에버랜드 ‘페스티벌’ 남용
전남 가고 싶은 섬 정책사업
“보라, 의미 다양한데 퍼플섬 아쉽다”
우리말 쓰는 게 한국관광 알리는 일
롯데월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선보인 행사 이름만 보면, 타국의 축제처럼 읽힌다. 롯데월드가 어린이날 내놓은 홍보자료를 보면 “오후 3시반부터는 ‘캐릭터 환타지아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2층 바르셀로나광장에선 메이크업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뷰티스쿨’을 운영한다”는 식이다. 또 롯데월드는 최근 유행 중인 교복 입고 놀이공원을 입장하는 행사를 안내하면서도 ‘월드 스쿨 페스티벌’(World School Festival)이란 영어 표현을 썼다. 에버랜드도 자사의 봄 대표 음식문화축제를 일컬어 ‘스프링 온 스푼’(Spring on Spoon)으로 표현했다.
전남 대표 관광지로 떠오른 신안의 반월도와 박지도는 ‘퍼플섬’으로 불린다. 신안군청의 ‘가고싶은섬지원단’에 따르면 신안군은 2015년 전남 ‘가고 싶은 섬’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된 이후 반월도에 자생하는 보라색 도라지꽃과 지역재배작물이 콜라비 등인 점을 감안해 마을 지붕과 다리 등을 보라색으로 채색했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퍼플섬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마을 빈터엔 보라색 꽃 라벤더를 심는 등 주민 90%에 이르는 60가구가 참여하자,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됐다. 이에 장성군은 장성에 있는 황룡강에서 착안해 2016년부터 ‘옐로우시티’ 만들기에 나섰다.
지원단 측은 퍼플섬으로 명명한 것에 대해 “공모에 선정된 후 지역자원조사를 거친 뒤 섬의 개념을 ‘보라’로 갈까, ‘퍼플’로 갈까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퍼플의 스펙트럼이 넓어 해석의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어전문가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우리말 ‘보라’는 보라색(purple, violet)이란 뜻 외에 ‘바라보다’의 ‘보라’라는 강조와 감탄, 권유 등의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어른 아이 누구나 편견 없이 즐기는 것이 축제”라며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는 게 한국 관광과 지역을 알리는 일”이라고 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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