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없어도…올해 칸 한국영화 현재·미래 다 있다

손정빈 기자 2023. 5. 1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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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76회 칸영화제 한국영화 장·단편 총 7편
경쟁 부문 진출작 없지만 풍성한 라인업
김지운·홍상수 등 한국 대표 감독 영화
김창훈·유재선 등 신인 감독 영화 초청
송강호·송중기·제니 등 슈퍼스타 출동해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경쟁 부문엔 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 정도면 꽤나 풍성하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엔 한국영화 5편이 초대받았다. 단편영화 2편도 함께 간다.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의 새 영화가 첫 선을 보이고, 신인 감독들의 약진도 눈여겨 볼 만하다. 한국영화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들도 대거 참석한다. 게다가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K-팝 슈퍼스타도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장편 5편과 단편 2편

[서울=뉴시스] 배우 송강호(왼쪽)와 김지운 감독(오른쪽). *재판매 및 DB 금지


제76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엔 한국영화가 없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만든 한국영화 '브로커'가 이 부문에 진출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비록 올해는 한국영화가 황금종려상과 무관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한국영화는 장편 5편과 단편 2편을 칸에서 선보이는 성과를 냈다.

먼저 눈에 띄는 건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인 김지운·홍상수 감독의 새 작품이다. 김 감독의 '거미집'은 비경쟁(Out of competition)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 부문에 함께 이름을 올린 영화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 개막작인 마이웬 감독의 '잔 뒤 바리', 폐막작인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등이다.

'거미집'은 김 감독이 2018년 '인랑' 이후 5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걸작을 만들겠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한 영화감독이 정부의 검열과 출연 배우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속에서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물이다. 배우 송강호가 주인공 '김 감독'을 맡았고, 임수정·오정세·전여빈 등이 출연했다.

김 감독과 송강호가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는 이번이 5번째이고,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영화가 칸에 가는 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15년만이다. 또 김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칸영화제에서 선보이는 건 이번이 3번째다. 앞서 '달콤한 인생'(2004)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적 있다.

◇김지운과 홍상수

홍 감독의 '우리의 하루'는 감독 주간(Directors' Fortnight) 부문에서 상영 된다. 홍 감독의 30번째 영화인 이 작품에는 배우 김민희·기주봉·김민희·송선미·박미소·하성국·김승윤 등이 출연했다. 홍 감독 영화답게 명확한 스토리가 있지는 않다. 쥴리앙 레지 감독 주간 집행위원장은 이 영화를 "삶의 다양한 즐거움을 다루면서 삶에 대한 교훈을 이야기하는 두 인물 간 편집으로 명료함을 보여준다"며 "김민희가 어떻게 진정한 배우가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홍상수 감독은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 중 한 사람"이라고 했다.

홍 감독 영화가 칸에 초청받은 건 '강원도의 힘'(1998)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한 것으로 시작으로 이번이 12번째다.


김태곤 감독의 '탈출: PROJECT SILENCE'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Midnight screenings)에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의 '힙노틱'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독'(2009) '1999, 면회'(2013) '굿바이 싱글'(2016) 등을 연출했다. '탈출'은 그가 7년만에 내놓는 스릴러물. 짙은 안개 속에서 다리 위에 고립된 이들의 사투를 그리며, 이선균·주지훈·김희원·문성근·예수정·김태우·박희본 등이 출연했다.

◇한국영화의 미래

올해 칸영화제에 초청된 장편영화 5편 중 2편이 신인 감독 영화라는 것도 눈여겨 봐야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칸에서 감독상을 받은 뒤 국내 영화계에서는 "박 감독이 상을 받은 건 축하할 일이지만, 봉준호·박찬욱 이후 칸 등 해외에서 인정받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젊은 감독이 아직 나오지 않는 건 문제"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이 말이 무색하게 딱 1년만에 두 명의 신인 감독이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서울=뉴시스] 영화 '화란'. *재판매 및 DB 금지


김창훈 감독의 '화란'은 주목할 만한 시선(Un Certain Regard)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 송중기와 홍사빈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폭력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물이다. 신인 배우 홍사빈이 연규를, 배우 송중기가 치건을 연기했다. 유재선 감독의 '잠'은 비평가 주간(International Critics' Week)에 초청됐다. '잠'은 잠에 들면 다른 사람처럼 변해 끔찍한 행동을 하는 남편과 이 공포의 비밀을 파헤치는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정유미와 이선균이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김 감독과 유 감독은 신인감독상에 해당하는 황금카메라상을 놓고 경쟁하게 됐다. 황금카메라상은 공식 경쟁 부문과 함께 주목할 만한 시선, 비평가 주간, 감독 주간에 초청된 모든 신인 감독 영화 중 1편을 선정한다.

영화 학교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시네파운데이션(Cinéfondation)엔 황혜인 감독의 단편 '홀'과 서정미 감독의 단편 '이씨 가문의 형제들'이 초청됐다.

◇한국 슈퍼스타 총출동

한국영화가 7편이나 진출한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대거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우선 '거미집'의 송강호·임수정·오정세·전여빈·정수정 등이 칸으로 간다. 송강호는 지난해 '브로커'로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우리의 하루'에 나온 김민희 역시 연인인 홍 감독과 함께할 거로 예상된다. 배우 이선균은 '탈출'과 '잠' 출연작 2편이 칸에 가게 되면서 레드카펫을 두 번 밟게 됐다. '잠'을 함께한 배우 정유미, '탈출'에 함께 나온 주지훈 등도 칸을 경험할 거로 보인다. 또 '화란'의 송중기 역시 칸에 가게 된다.


이와 함께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K-팝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도 칸에서 볼 수 있다. 올해 칸은 비경쟁 부문 초청작 중 시리즈를 한 편 골랐는데, 그 작품이 바로 제니가 주연을 맡은 '아이돌'(The Idol)이다. 연출은 HBO 드라마 '유포리아', 영화 '맬컴과 마리'로 능력을 인정받은 샘 레빈슨 감독이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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