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돈 손대는' 은행원 막는다…KB·신한 '은행돈 관리 ATM'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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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자금을 몰래 빼돌리는 횡령 등 내부통제 관련 사고가 끊이질 않자 주요 은행들이 내부 출납 시스템 개편에 돌입했다.
시재(현금) 등 관리에 특화한 기기를 도입해 관련 업무에 직원 개입 요소를 최소화하는가 하면 이를 통한 업무 효율성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은행들이 시재 관리 시스템을 고치려는 것은 해당 영업 절차에서 크고 작은 횡령 등 내부통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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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현금 관리에 직원 개입 요소 최소화…업무 효율성 제고 기대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고객 자금을 몰래 빼돌리는 횡령 등 내부통제 관련 사고가 끊이질 않자 주요 은행들이 내부 출납 시스템 개편에 돌입했다. 시재(현금) 등 관리에 특화한 기기를 도입해 관련 업무에 직원 개입 요소를 최소화하는가 하면 이를 통한 업무 효율성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르면 올해 3분기까지 '스마트 시재관리기' 80대를 영업점에 배치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시재관리기란 은행 직원들이 사용하는 일종의 ATM이다. 은행원 개인이 고객에게 내어줄 현금을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돈을 내줘야 할 때마다 기기에서 필요 금액을 찾아 고객에게 전달하게 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21년에도 80대의 스마트 시재관리기를 설치해 운용한 바 있다. 이번에는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해 입금한 돈을 출금할 돈으로까지 사용하거나 지문인증 등 보안기능을 추가할 계획으로, 실제 시재를 관리하는 직원처럼 기기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 직원 간 시재 관리를 위한 거래를 인수도거래라고 하는데, 이러한 거래가 많은 영업점을 중심으로 우선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처음으로 지난해 실시간 정산기능을 탑재한 직원용 모출납 ATM(시재관리기)을 전국 600곳 지점에 설치한 바 있다. 업무를 시작할 때 현금 시재 금액과 모출납 ATM에 실제 들어있는 현금을 실시간으로 대조하는 기능을 적용했으며, 실시간 정산금액을 전송해 전산원장 속 금액과 실제 금액을 비교 통지도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엔 외화, 현물(골드바)까지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금고 확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 서울 중구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지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상태로, 하반기 5대를 추가 도입해 영업점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통상 권종별 100장으로 묶여 시제가 반입·반출되나, 시스템이 도입됨에 따라 천 원짜리 한 장, 동전 하나까지도 실시간으로 검사되면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내부적으로 관련 시스템 도입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이 시재 관리 시스템을 고치려는 것은 해당 영업 절차에서 크고 작은 횡령 등 내부통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단순히 개인의 비위행위로 치부하기보다는 시스템적 결함이 있어 업무 개선이 필요하다고 은행들은 보고 있다.
실제 A은행의 최근 횡령 사례를 보면, 시재보관함 전원이 꺼지면 돈이 든 보관함을 열쇠로 열어도 경보가 발생하거나 이력이 남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된 직원이 수억원의 돈을 꺼내 사용했다. 시재는 일 단위로 매일 체크하지만, 체크 이후 보관함에 들어간 돈은 일정 주기의 감사 시기가 아니면 점검되지 않는다는 것도 악용했다.
또한 시재의 속성에 따라 반입, 반출 등이 구분이 달라 일이 익숙한 직원도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한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스마트 기기가 이를 맡게 되면 업무 효율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이 때문에 '후선 업무' 기기라고 지칭한 곳도 있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원들은 오히려 창구 업무를 정리한 4시 이후가 진짜 업무 시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계장급 직원이 자기 업무를 하면서 시재 업무를 겸하곤 해 담당 직원이 업무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는 경우도 잦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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