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코인에 김남국 묻었네" 전전긍긍하는 P2E 게임업계

최우영 기자 2023. 5. 1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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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대량보유 논란과 관련된 코인 발행사들이 떨고 있다.

김 의원이 P2E 게임에 쓰이는 코인을 주로 취득한 게, 게임사 로비의 결과물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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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암호화폐) 이상 거래 의혹 논란에 자진탈당을 선언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대량보유 논란과 관련된 코인 발행사들이 떨고 있다. 논란에 따른 단기간 급락도 문제지만, 이 보다는 해당 코인 자체가 로비에 쓰였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진정성을 의심받는 게 더 큰 문제다. 코인을 발행하는 P2E(Play to Earn) 게임업체들은 자칫 국내에서의 합법화 논의가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내놓고 있다.

15일 정치권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김남국 의원의 것으로 알려진 코인지갑에서 거래가 이뤄진 게임 코인은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와 넷마블의 마브렉스(MBX) 외에도 보물(BOMUL), 보라(BORA), 자테라(Zattera), 젬허브(GemHUB) 등으로 파악됐다.

이 중 김 의원의 보유 사실이 비교적 먼저 알려진 위믹스와 마브렉스의 시세는 초기 급락을 면치 못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급등락은 이슈에 따른 것으로,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아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로비 연루설'이다. 김남국 의원이 위믹스를 에어드랍(보유량에 따라 신규 코인을 무상지급하는 행위)으로 받았다는 의혹, 마브렉스를 국내 대형 거래소 '빗썸'의 상장 공지 하루 전까지 집중 취득했다는 사실 등이 제기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코인들이 김 의원에게 대가성으로 건네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 동안 게임업계는 글로벌 추세에 맞게 국내에서도 P2E 게임을 합법화할 단계가 됐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김 의원이 P2E 게임에 쓰이는 코인을 주로 취득한 게, 게임사 로비의 결과물이라는 주장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 기간에 게임 공약을 검토할 때 출처 모를 수많은 P2E 합법화 제안을 많이 받았다"며 "사행성 게임에서 P2E만 제외해 달라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김남국 의원의 로비설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김남국 의원처럼 코인을 대량 보유하고 정책을 주도했다는 것은, 국회의원이 내 코인 폭등시키려고 코인 회사의 종 노릇을 하고 있었던 셈"이라고 바라봤다.

이번 논란에 휘말린 위믹스와 마브렉스 발행업체들은 모두 로비설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위메이드는 15일 장현국 대표 이름의 입장문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가짜 뉴스를 생산 및 유포하는 행위에 민형사상의 모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넷마블 역시 "특정인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정보유출 등은 일절 없었다"는 공식입장을 최근에 내놨다.

이 때문에 P2E 업체들은 오히려 민주당 진상조사에서 김남국 의원의 코인 획득 경로 등이 자세히 밝혀지길 원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지난 14일 김 의원의 탈당에 따라 진상조사 절차가 중단되면서 발행업체들과 김 의원 사이에 실제 로비가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건 수사당국의 손으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 코인을 정치인이 수십차례 거래하고 대량으로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코인의 생태계에 이렇게 큰 악영향을 미칠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진실이 명백히 밝혀질 때까지는 해당 코인들에 대한 의혹 해명이나, P2E게임의 합법화 주장까지 한 마디도 내놓기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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