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도 '픽'한 '실리콘 음극재'…무주공산 시장 잡아라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충전시간을 단축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그룹14은 경북 상주에 최근 연산 2000톤(t)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상반기 중 시제품 테스트를 끝내고 하반기 상업 생산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계획대로 사업이 잘 진행될 경우 제2,3 공장 증설도 추진한다.
SK머티리얼즈그룹14은 SK㈜ 머티리얼즈와 미국 그룹14테크놀리지스의 합작사다. 양사는 2026년 12월까지 8500억원을 들여 실리콘 음극재 등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함께 세웠다. SK㈜ 머티리얼즈는 전기차부터 드론까지 폭넓은 고객을 확보해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키워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실리콘 음극재 개발 업체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하고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을 출범시켰다. 오는 6월 경북 포항에 실리콘 음극재 1단계 생산설비를 착공한다. 생산과 판매 목표 시점은 내년이다. 2025년 연 5000톤, 2030년 연 2만5000톤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연평균 117% 사업을 성장시켜 2030년에는 매출 1조577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SKC도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뛰어든다. SKC는 영국 넥시온에 950억원을 투자한 후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올 2분기 중에는 시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를 시작한다. SKC는 최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르면 올해 말에서 늦어도 내년 초에는 실리콘 음극재 양산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아직 무주공산에 가깝다. 국내에서는 대주전자재료가 거의 유일하게 연 2000톤 정도의 생산능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주전자재료 역시 내년 연 1만톤, 2025년 연 2만톤 규모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참여 기업은 아직 적지만, 고부가 가치 아이템으로 사업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차전지 음극재는 그동안 '흑연'으로 만들어왔다. 전기차에 있어 주행거리 연장, 충전시간 단축 등이 과제로 떠오르며 급부상한 소재가 '실리콘'이다. 실리콘으로 음극재를 만들면 흑연 제품 대비 에너지밀도를 4~10배 정도 높일 수 있다. 충전시간도 압도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단점으로 꼽힌 것은 가격과 안정성이다. 실리콘의 경우 흑연보다 10배 정도 비싸다. 특히 실리콘에는 부풀어오르는 특성이 있어서 배터리가 팽창할 우려가 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그래서 '절충안'을 주로 택한다. 흑연 바탕에 실리콘을 5~10% 정도 섞어 음극재를 만드는 것이다. LG화학 등은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100% 실리콘' 음극재 기술 개발에 나섰다.
완성차·배터리 업체들은 실리콘 음극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가 이끄는 테슬라도 실리콘 음극재를 활용한 4680 배터리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실리콘 5% 수준의 음극재를 장착한 배터리를 이미 선보이고 일부 고급차에 납품하고 있다. SK온도 관련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SKC는 벌써부터 유럽 자동차 OEM(주만자상표부착생산) 업체와 실리콘 음극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래 전기차에서 한 번에 충전했을 때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가, 혹은 충전 시간이 얼마나 빨라지는가, 이 두 개가 중요한 요소"라며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실리콘 음극재가 앞으로 더 많이 개발될 수밖에 없고 대량생산이 이뤄질 수록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 비싼 가격 문제도 어느 정도 희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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