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SSG-롯데가 트레이드한 것처럼… 베테랑 방출생 신화, 서로에 윈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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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0개 구단들은 후반기가 들어갈 때쯤 슬슬 '방출자 명단'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방출 선수들은 타 구단들이 볼 때는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 될 수 있다.
시즌이 끝난 뒤 김상수가 방출됐다는 소식을 듣자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롯데였다.
두 선수 외에도 팀에서 방출된 베테랑 불펜 투수들이 다른 팀에 가 좋은 활약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겨울마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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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10개 구단들은 후반기가 들어갈 때쯤 슬슬 ‘방출자 명단’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매년 11명 이상의 새 얼굴이 드래프트를 통해 합류하는데, 그만큼은 나가야 팀이 적정 선수단 규모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방출자 명단에 들어가는 선수들은 각기 사연이 다르다. 기량 미달로 판정된 경우, 나이가 너무 많아 더 이상의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선수 스스로 야구를 그만두길 원하는 경우 등 다양한 사유 속에 리스트가 만들어진다. 베테랑 선수들의 경우 젊은 선수들의 길을 터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방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 방출 선수들은 타 구단들이 볼 때는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 될 수 있다.
A구단이 ‘전력 외’라고 판단해도, B구단은 전력에 필요한 선수일 수도 있다. A구단이 ‘이 선수는 끝났다’라고 판단해도, B구단은 ‘아직 쓸 만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게다가 계약금이나 보상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개 연봉도 부담이 없다. 1년 써 보고 안 되면 다시 방출하면 그만이다. 많은 팀들이 이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이유다.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방출자 시장’의 최대어는 롯데에서 전력 외 통보를 받은 우완 노경은(39)이었다. 노경은이 풀렸다는 소식을 듣자 몇몇 구단들이 영입을 타진했다. 다만 가장 먼저 테스트를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SSG가 끝내 노경은 영입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SSG는 노경은의 선천적인 신체 능력, 철저한 자기 관리, 야구에 대한 열의라면 충분히 더 뛸 수 있다고 여겼다. 롯데 코치 시절 노경은을 가까이서 본 김원형 SSG 감독이 먼저 나서 이를 보증했다. 연봉 1억 원에 부담을 느끼는 팬들도 있었지만, 노경은의 지난해 활약은 그 수십배의 가치가 있었다.
노경은은 지난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41경기에 나섰고 79⅔이닝을 던지며 12승5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3.05로 대활약했다. SSG의 역사적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정규시즌 개막부터 최종일까지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은 우승)은 노경은의 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올해도 팀의 필승조로 19경기에서 2승1패2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2.33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됐지만 구위는 건재하다.
노경은의 반대 루트를 탄 선수가 김상수(35)다. 김상수는 2019년 40홀드를 기록하며 홀드왕에 올랐을 정도로 잘 나가던 불펜 투수였다. 불펜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 SSG가 2021년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 사실상 FA 계약으로 영입하는 등 가치를 인정 받았다. 하지만 SSG에서의 2년은 구위가 뚝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었고 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자신의 보직을 떠나 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지 나가 묵묵하게 던졌지만, 지난해에는 사실상 1군 전력에서 배제됐다.
시즌이 끝난 뒤 김상수가 방출됐다는 소식을 듣자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롯데였다. 불펜에 베테랑 선수를 채워넣어 선수층을 보강하겠다는 의도와 딱 맞아 떨어지는 선수였다. 그렇게 연봉 1억1000만 원에 계약한 김상수는 올해 롯데 불펜의 빛으로 떠올랐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김상수는 시즌 18경기에서 3승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하며 전성기 못지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시즌 초반 롯데 불펜이 완전하게 정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활약하며 시간을 벌어준 가치는 더 크게 빛날 법하다. 두 선수 외에도 팀에서 방출된 베테랑 불펜 투수들이 다른 팀에 가 좋은 활약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겨울마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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